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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지 않는 나눔, 순수한 환대

AI와 대화하며 철학함(33)

by 김요섭


Q : '사랑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고, 자신은 어떤 권한도 없는 것을 받는 것이다.'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을 레비나스와 낭시 등 프랑스 철학의 관점에서 논의해 줘.


ChatGPT : 이 문장을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장-뤽 낭시(Jean-Luc Nancy) 등의 프랑스 철학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사랑이란 단순한 주고받음의 관계를 넘어서 타자와의 비대칭적 관계, 주체의 탈중심화, 존재의 개방성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레비나스: 사랑과 타자에 대한 비대칭적 관계


a. 사랑은 비대칭적인 윤리적 관계

레비나스는 사랑을 타자에 대한 근본적인 열림과 윤리적 관계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는 *『전체성과 무한(Totalité et Infini)』*에서 타자는 나의 인식과 동일성의 범주로 환원될 수 없는 존재이며, 나에게 무한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사랑이란 단순한 대등한 교환의 관계가 아니라, 타자에게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윤리적 책임과 연루된다고 하였습니다.


b.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는 것"과 레비나스적 타자성

이 문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준다"는 것은 타자에게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레비나스는 사랑이란 단순한 소유의 분배가 아니라, 자기 초월적인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사랑은 "내가 가진 것"을 단순히 나누는 것이 아니라, 타자에게 주면서도 타자에게 소유되지 않는 열림의 관계입니다.

즉, 사랑은 소유하지 않는 나눔, 순수한 환대(hospitalité)의 실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c. "자신은 어떤 권한도 없는 것을 받는다"와 타자로부터의 선물

레비나스에 따르면, 타자는 언제나 나에게 초과적인 존재이며, 그 타자로부터 내가 받는 것은 나의 자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사랑에서 "받는 것"은 내 소유물이 아니라, **타자로부터 주어진 것, 내 의도나 권리를 넘어서는 선물(donation)**입니다.

내가 받는 것은 내가 요구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이는 타자의 얼굴(visage)이 내게 던지는 무한한 요구와 연결됩니다.


레비나스적 해석 요약

사랑은 상호적 교환이 아니라, 비대칭적이고 일방적인 책임과 헌신입니다.

사랑은 타자를 소유하거나 동일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타자성 속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관계입니다.

사랑에서 받는 것은 나의 자아가 결정할 수 없는 것으로, 타자의 주체성이 온전히 보장되는 방식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2. 장-뤽 낭시: 사랑과 존재의 공유


a. 사랑은 존재를 나누는 것

낭시는 *『사랑의 무한한 공유(L’Intrus)』*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존재를 공유하는 사건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랑은 개인적 감정을 넘어서는 것으로, 자기 존재를 타자에게 열어놓고, 그 안에서 공동적으로 구성되는 실존입니다.


b.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준다"와 존재의 공유

낭시에 따르면, 사랑은 단순히 물질적 교환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나누는 방식입니다.

이는 낭시가 말하는 "공유된 존재(être en commun)" 개념과 연결됩니다.

사랑은 나의 존재를 타자와 함께 나누는 것, 타자를 통해 존재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랑에서 "주는 것"은 나의 일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를 타자와 함께 존재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c. "자신은 어떤 권한도 없는 것을 받는다"와 타자로부터의 타자성

낭시는 사랑에서 받는 것은 언제나 예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랑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며, 내가 받을 것을 사전에 규정할 수 없는 개방성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낭시는 *『탈신화화된 사랑(Amour démythifié)』*에서 사랑이란 완전한 소유나 절대적 동일성이 아니라, 끝없는 나눔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관계라고 보았습니다.


낭시적 해석 요약

사랑은 존재의 공유이며, 타자와 함께 존재하는 과정입니다.

사랑에서 "주는 것"은 나의 일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존재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사랑에서 "받는 것"은 내가 요구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것으로, 타자의 타자성을 인정하는 열린 관계 속에서만 주어질 수 있습니다.



3. 레비나스와 낭시의 사랑 개념 비교


a. 공통점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레비나스와 낭시 모두 사랑을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타자를 받아들이는 열림의 관계로 봅니다.

사랑은 비대칭적이며, 타자에 대한 열린 환대이다. 레비나스는 사랑을 비대칭적 윤리성으로 보았고, 낭시는 사랑을 공유된 존재의 사건으로 보았습니다.

b. 차이점

레비나스는 사랑을 윤리적 책임으로 본다. 그는 사랑을 타자에 대한 일방적 책임과 환대로 이해하며, 주체가 타자에게 무한한 윤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낭시는 사랑을 존재론적 개방성으로 본다. 그는 사랑을 타자와 함께 존재를 나누고, 공유하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사랑이 하나의 사건이자 관계적 실존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4. 결론: 사랑은 관계의 초과이며, 소유할 수 없는 것


레비나스와 낭시를 통해 볼 때, **"사랑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고, 자신은 어떤 권한도 없는 것을 받는 것"**이라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단순한 교환이 아니라, 타자와의 비대칭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레비나스는 이를 윤리적 책임으로, 낭시는 존재의 공유로 설명합니다.

사랑에서 "주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교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과정이다. 레비나스는 사랑을 무한한 책임으로, 낭시는 공유된 존재로 바라봅니다.

사랑에서 "받는 것"은 나의 의도와 통제를 넘어서는 것이며, 타자의 타자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주어진다. 이는 사랑이 소유할 수 없는 것, 권한을 가질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결국, 사랑은 타자를 통해 자신을 넘어서게 하는 사건이며,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존재를 열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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