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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사벨라 May 10. 2024

그 집

거인의 정원

마을의 중심에 있던 그 집 앞마당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술래잡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오징어 게임, 벽 타기...

그 집 구석구석에 손때를 묻혔다.

우리가 점령한 곳은 앞마당뿐이 아니었다.

뒷마당에 열린 단감은 우리의 간식거리였고

급기야 대청마루의 TV 채널권을 넘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엔 오스카 와일드의 책

'거인의 정원'에서 나오는 거인을 연상시키는 아저씨가 계셨다.

술에 취하면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치며

우리를 쫓아버리곤 하셨는데

꼬마들은 그다음 날에도 또 그다음  날에도 살금살금 모여들어

금세 조심성을 잃고 시끌벅적 놀이에 집중했다.


그 시절 그 집은,

우리 때문에 쉴 수 없는 공간이 되었을까?

아니면 시끄럽긴 하지만 우리 덕분에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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