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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 울림이 생긴다면
남편이 깨달은 삶의 의미
보트에서의 그 1시간
by
백사벨라
May 3. 2024
남편은 종종 일곱 살, 다섯 살 난 두 아이를 보트에 태우고
노를 젓던 그 1시간을 얘기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강의 가장 깊고 시퍼런 곳에 다다랐을 때,
배가 출렁하더니 한쪽으로 기우는 느낌이 났단다.
긴장된 마음으로 허둥지둥 노를 젓자
배는 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할 뿐
소용돌이 속에 갇혀버려 그의 의지와 다르게
움직였고
'아! 이 아이들이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하나?'
순간 소름이 쫙 끼치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나면서
노를 놓칠까 두려워 혼신의 힘을 다해 부여잡고
있는 힘껏 저어 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왔단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똘망똘망한 얼굴로 천진하게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들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아
당황스러웠다고.
아이들에게 아빤 '안전함' 그 자체였을 테고,
아빠에겐 비로소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들에 의해
삶의 가장 강력한 의미를 깨달았던 순간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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