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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여행
탱자의 추억
by
백사벨라
May 24. 2024
이십대의 우리 셋은 천안 광덕산을 목표로 여행을 떠났다.
내비게이션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시절이라 길을 잃었고
돌고 돌아 차가 멈춘 곳은 산골 외딴집 막다른 길목이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눈앞에 노랗게 익어가는 탱자를 매달은 거대한 가시나무를 발견했고
이곳저곳 떨어진 탱자의 향긋함에 홀려 잠시 시간과 말을 잊었다.
우리의 조바심은 느긋함으로 바뀌어 그 자리에 냅다 돗자리를 폈다.
그때 먹은 라면과 김밥 맛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여행길을 함께 하면 상대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다.
그게 장점이든 단점이든 그 사람의 고유성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계획에 살짝 벗어나면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고
반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친구도 있다.
커다란 탱자나무를 만났을 때 우리의 마음은 하나가 됐다.
누구도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향긋한 기억은 또 다른 여행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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