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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Oct 27. 2019

통일(unification)이 아닌 평화(Peace)~

영화, 말레피센트 2를 보고...

스포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ㅎㅎ


미셸 파이퍼, 늙으려면 곱게 늙을 것이지... 미셸 파이퍼가 한 20년(30년?)만 젊었어도 “어벤저스”의 ‘블랙 위도우’는 ‘스칼렛 요한슨’이 아니라 ‘미셸 파이퍼’의 차지가 되었을 것이다. 미셀 파이퍼는 1985년 “레이디 호크”에서 충격적인 외모를, 1992년 “배트맨 2”에서는 캣우먼으로 분해 매력적인 채찍질을 보여 주었다. 그런 그녀가 “말레피션트 2”에 합류해 가증스러운 악역을 연기한다.

레이디 호크와 배트맨 2에 등장했던 ‘미셸 파이퍼’

자신과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고 멸종시키거나 힘으로 통제하려는 본능은 인류의 조상, 사피엔스의 유전적 특징인 것 같다.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북유럽으로 진출해 같은 영장류인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고, 바다 건너 호주로 넘어가 대형동물의 씨를 말렸다. 그나마 바닷속에 살고 있는 고래 같은 대형동물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인류의 진화가 바다로 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구의 확실한 지배자가 된 이후에도, 인종, 신념에 의한 학살이 계속되어 왔으며 종교의 다름으로 인한 전쟁은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말레피센트 2”에 등장하는 왕비 미셸 파이퍼도 인류의 유전 공식을 철저하게 따른다. 미셸 파이퍼가 분한 왕비는 자신과 다른 순진한 요정을 괴멸시키기 위해 “잠자는 숲 속의 공주”라는 사실과 다른 동화를 퍼뜨려 말레피센트를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나쁜 요정으로 둔갑시킨 것이 바로 자신이라고 고백(?)한다.

이제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가 던져졌다. 우리가 지금까지 신봉해 왔던 모든 것, 신화, 종교, 신념이 혹시라도 나와 다른 것과 함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다른 꼴을 보지 못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허상은 아닐까?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예는 바로 북에 살고 있는 동포에 대한 경계심을 통해 이득을 누려왔던 자들에 대한 의심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신념의 대립과, 성에 대한 차별과, 세대 간에 벌어지고 있는 주도권 싸움까지... 정작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계기는 부족함을 관계를 통해 극복해 온 역사에 있는데,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난 사실 비평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지간하면 영화나 여타의 문화콘텐츠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대신 그 안에 숨겨진 메시지에 주목하거나 내가 하고 싶은 주장의 근거로 활용한다. 오해는 마시라 내가 하고 싶은 주장은 주로 내가 옳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성찰하는 것이니...


그나저나 말레피센트에서 깜찍한 오로라 공주를 연기한 배우가 “아이 앰 샘”에서 아역을 맡아 묻 아빠들의 심장을 내려앉게 만든 ‘다코타 패닝’의 친동생인 ’엘 패닝’이라니... 이렇게 보면 앞서 비판했던 유전이라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의 아이 ‘다코타 패닝”

암튼 “말레피센트 2”를 보고 디즈니 영화의 한계라고 이런저런 혹평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거 같은데, 난 최근 우울한 영화만 봐서 그런지 간만에 즐겁게 봤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전편이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거 같으니 다시 복기를 해 봐야겠다.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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