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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Nov 24. 2019

"겨울왕국2" 진정한 사랑에서 신뢰의 복원으로!

영화 “겨울왕국2”를 보고...

스뽀 있습니다...


지금은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사실’보다 그 사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이다. 나와 함께 “겨울왕국2”를 본 수많은 아이들은, 그리고 그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은 “겨울왕국2”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확실히 눈은 더 즐겁지만, 스토리의 단순함과 명료함은 글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마치 부모와 자식의 관계처럼 속편은 속편인 동시에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굳이 전편과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부러운 자매, 엘사와 안나

겨울왕국2는 전편의 프리퀄이다. 인간은 영원히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엘사가 가지고 있는 마법의 비밀은 현재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겨울왕국2의 플롯은 한마디로 과거의 진실을 찾아 현재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아! 우리가 왜 다양한 사회문제를 영화나 드라마처럼 시원하게 해결할 수 없는지 깨달았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를 제공한 과거의 원인에 대해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그 과거의 원인들이 현재의 권력으로 쭈욱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엘사의 할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엘사와 안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 “말레피센트2”에서도 요정들을 모함한 빌런인 왕비에게 죄를 물을 수 있었던 이유도 왕비, ‘미셸 파이퍼’와 혈연관계에 있는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픽션을 픽션으로 봐야 하는데 자꾸 현실과의 개연상을 따지고 드니 나도, 영화도 참 힘들다.

올라프는 혼자 쿠키 찍으러 갔대요~

“겨울왕국2를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별것도 아닌 쿠기 영상을 영화 크레딧의 맨 마지막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성공한 문화 콘텐츠라면 그걸 보는 관객에게 인내심을 가르칠 필요도 있다. 3곡의 노래와 1곡의 메인 테마가 완전히 끝나야 볼 수 있는 쿠키 영상을 보기 위해 많은 어린아이와 부모들은 평소에 별로 사용할 일이 없었던 인내심을 발휘한다. 차라리 한글 크레딧이었다면 글자 세는 재미라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크레딧은 영화라는 종합 예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이력이다. 우리가 밥을 먹거나 맛있는 과일을 먹고 난 후 누가 씨를 뿌렸고, 누가 거름을 주었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내 입으로 들어가는지를 알게 해 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지루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인류는 지금의 불행을 찢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감히 단언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겨울왕국2”의 주제인 신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다. 중요한 스포가 등장하니 스포를 거부하는 사람은 여기서 스땁!

물, 불, 바람, 그리고 땅의 정령과 함께 살고 있는 마법의 숲과 현재 엘사가 다스리는 아렌델은 과거 서로를 인정하는 공존관계에 있었다. 아렌델의 국왕이었던 엘사의 할아버지는 마법의 숲을 위해 댐을 건설해 주고,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는 연회에 참석한다. 그런데 돌연 연회에서 두 진영 간에 죽고 죽이는 싸움이 벌어지고, 엘사의 할아버지는 전사한다. 엘사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후 아렌델의 왕위에 오르고, 그 일이 있고 난 후 마법의 숲은 안개로 덮여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 된다. 마치 북한처럼...

전편에서 엘사의 부모가 바다로 떠난 것은 그 비밀을 찾기 위한 것... 어느 날 자신을 부르는 노래(파미파레~)를 들은 엘사는 그 소리를 따라 북쪽으로 모험을 떠나고, 그 모험에 전편의 주인공인 안나와 크리스토퍼, 올라프와 스벤이 함께 한다. 목숨을 건 모험 끝에 엘사는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물(올라프가 장난스럽게 한 말이지만 영화의 주요 키워드)”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알게 된다. 엘사의 할아버지가 마법의 숲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신비한 힘이 두려워 그들의 왕을 죽이면서 두 진영 간의 싸움이 시작되었고, 사실 댐도 마법의 숲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을 가로막은 4대 강의 보처럼... 그 사실을 안 안나는 아렌델의 피해를 무릅쓰고 댐을 파괴한다. 불신의 원인을 제거한 것이다. 안나의 이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밑줄 쫘악 긋기 바란다.


결론이다. 우리는 외세에 의한 불신으로 남과 북 사이에 댐보다 더 강력한 철조망을 세워 놓았고, 이명박은 자신과 토건 자본의 탐욕을 위해 자연과의 신뢰 관계를 깨고 4대 강을 보로 막아 버렸다. 만약 안나가 과감하게 댐을 부순 것처럼 모든 불신의 산물이면서 우리를 고통으로 내몰고 있는 철조망과 보를 부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감수해야 할 고통이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끝도 없이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다. 한 편의 오락 애니를 보고 이런 정신 나간 생각을 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DVD 사야겠다!!!

진짜 마지막... “겨울왕국2”에 등장하는 어린 엘사와 안나는 정말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하지만 아무리 귀엽다고 해도 그 행위를 실행에 옮기면 안 된다. 어렸을 적 아빠한테 물린 공포로 인해 둘째 딸은 지금도 날 멀리한다. 아프게 문 것도 아닌데... ㅠㅠ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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