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나아가 힘으로 바꾼다는 것이 과연 가능이나 할까?
그것이 가능했던 시대가 없지는 않았다.
인간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힘으로 굴리던 시대...
하지만 가능과 무관하게 그것이 옳았다고 과연 확신할 수 있을까?
변화에는 늘 의도한 부작용과 의도와 무관한 반작용이 마치 구심력과 원심력처럼 뒤따른다.
앞으로 나아가면 머물러 있고자 하는 힘이 부작용으로, 머물러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힘이 반작용으로 작동한다.
그렇다면...
진보는 나아가는 것인가, 머무르는 것인가?
보수는 머무르는 것인가, 나아가는 것인가?
언제나 그랬듯이
합의되지 않은 권력이 세상을 바꾸어 왔다.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진리를 찾는 것이 인간의 목표였던 때도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절충과 대타협을 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정치가 가지고 있는 힘은 매우 크다. 그래서 남부러울 것 없는 교수도, 판검사도 정치라는 진흙탕에 발을 담근다. 자본주의에서 직접 돈을 움직이는 것이 자본이라면, 돈의 흐름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정치이다. 그리고 자본은 눈에 보이지 않게 정치에 침투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굳이 진흙탕에 뛰어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자본가가 정치에 직접 도전한 사례는 기껏해야 정주영과 안철수 정도가 고작이다. 아, 이명박!!! 그 ㅅㄲ는 사기꾼이고...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정치가 작동하는 힘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부작용과 반작용이다.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 부작용의 축적물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이고 나면 더 큰 고통에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내 말을 신뢰할 수 없거든 유발 하라리가 그 유명한 “사피엔스” 서문에서 한 말이라도 기억해 주기 바란다.
생명의 미래에 관한 우리의 결정은 지금껏 시장의 맹목적인 힘과 덧없는 유행이 좌우해왔다. 우리는 무모한 소비에 열중한 나머지 우리 행성의 많은 부분을 파괴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다음 선거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드문 상황에서 말이다.
-알라딘 eBook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