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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Jul 31. 2020

7월의 마지막 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7월의 마지막 밤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게...

1년의 반이 꺾이는 날은 분명히 6월 말인데, 왜 7월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한 해의 반이 지나갔다는 아쉬움이 드는 걸까?

사실과 어긋나 있는 인식의 원인을 찾는 것은 나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7월 말을 1년의 중간이라고 인식하는 원인에 대해 대략 세 가지 가능성을 추려 보았다.


첫 번째, 3월부터 시작되는 학사 일정

새해는 1월 1일부터 시작하지만 학교는 3월 1일에 개학한다. 그래서 3월부터 7월까지의 5개월이 1년의 반이고, 8월부터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까지의 5개월을 나머지 반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아닐까?

코로나로 인해 다른 나라처럼 가을 신학기제도를 도입하자는 안이 검토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 등이 새해에 신학기를 시작한다. 호주는 남반구에 있으니 크리스마스가 여름이다. 즉, 호주도 가을에 신학기를 시작한다. OECD 국가 중 일본과 한국만 고집하고 있는 겨울 신학기제 보다 가을 신학기제가 여러 모로 효율적이라는 연구는 많이 나와 있다. 겨울 신학기제에 길들여진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울 뿐...


두 번째, 양력에 음력이 개입한 결과

음력에 익숙하신 어르신들은 양력으로 해가 바뀌어도 새해 기분이 별로 안 나신다고 한다. 2월 언저리에 있는 설날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1년 농사를 준비하는 새해가 된 것 같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달이 들어가는 속담은 음력이 그 기준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상했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오뉴월은 여름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양력에 익숙한 나에게 오뉴월은 봄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음력 오뉴월은 양력으로 한여름인 7, 8월이다. 


세 번째, 큰 달, 작은달, 그리고 윤달

어렸을 때, 일 년 열두 달 중, 어떤 달은 31까지 있고, 또 어떤 달은 30일까지 있는 게 헷갈렸다. 게다가 2월은 28일이거나, 윤달이 찾아오는 4년에 한 번은 29일... 2월 29일에 태어난 사람은 생일을 어떻게 챙길까? 아무튼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누군가에게 주먹에 있는 산과 골로 큰 달, 작은달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출처 : 유튜버 'JJoonumom'님의 동영상, "주먹 달력 날짜 구하기"


검지에 나 있는 산으로 시작해 1월은 큰달, 검지와 중지 사이의 골에 해당하는 2월은 작은달, 중지의 산에 있는 3월은 다시 큰 달... 이렇게 쭈욱 가다 보면 7월과 8월은 반환점으로 모두 새끼손가락의 산에 해당하는 큰 달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큰 달과 작은달을 구분하는데 익숙하니 마치 7월을 돌아 8월로 가는 시기가 1년의 정중앙으로 인식을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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