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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Jun 04. 2023

2014년 6월 4일, 과거의 오늘…

변화, 그 불가능성에 관하여…

2014년 6월 4일이면, 여섯 번째 지방 선거 전인 것 같은데… 페이스북은 가끔 주관의 영역에 갇혀 있던 기억들을 끄집어 내 객관화시켜 준다. 대략 10년 전에 쓴 글을 다시 읽으며 난 변화, 그 불가능성에 관해 생각한다. 그 사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리고 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 속에서 달라지는 것들에 대해 혀를 끌끌 차지만, 오히려 더 큰 문제는 변하지 않는 것에 있는지도…




교육감선거 때만 되면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투표 행위에 대한 말들이 많다. 예전에 어떤 대선 후보는 심지어 그 생각을 밖으로 표출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난 투표가 이 사회에서 그분들의 존재감을 표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출구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아이와 어른이, 사장과 노동자가, 대통령과 국민이, 진보와 보수가 상대방의 인권과 존재감을 상호 인정해 주는 그런 사회라면 모를까... 보편적으로 그렇지 않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기어서라도 투표장으로 향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당신은 자식과, 배우자와, 또는 직장 상사나 동료와 늘 당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행위를 주고받기 때문에 그 절박함을 모를 수도 있다. 어르신들의 빨리 죽어야지... 하는 말 속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아달라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우리도 그렇게 늙어갈 것이고, 당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살아가는 자식을 둘 것이다.

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어르신들한테 투표권이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교육이 입시 외에는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게 오히려 주목해야 할 문제의 핵심이다.

아이를 키우는 자식들이 나이든 부모와 소통을 잘 해 왔다면 그 분들도 얼마든지 합리적인 권리행사를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당신들이 이 사회를 위해 할 일은 끝났으니 이제 뒤로 빠져라... 라는 식의 생각은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이 사회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방(진보-보수, 호남-영남, 젊은 세대-어르신)이 아예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건 옳지도 않을뿐더러,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다.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냥 이 사회를 방관하겠다는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은 실천도 하지 않는 입진보는 마치 이 사회에 진보주의자가 많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과학적인 운동 전략을 세우는데 오히려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각자의 진영 안에서 맴도는 SNS가 그 대표적이 예다.

어르신들을 나나 내가 아는 누군가의 부모님이 아닌 단지 보편적 객체로 인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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