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죽이고 있는 대학

by 낭만박사 채희태

나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왜 박사학위에 도전할 생각을 했을까? 한윤형의 말처럼 '강의자'의 위치에 올라서서 한국 사회에 훈계할 권리를 면허증처럼 획득하기 싶어서였을까? 어머니가 박사학위를 받아야 노인정에서 잔치를 할 수 있다는 말씀만 하지 않으셨어도 난 그냥 수료에 만족했을지 모른다.


어찌어찌 꾸역꾸역 박사가 되었다. 박사가 되면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박사가 된 후 주변 사람들은 이번엔 강의는 안 하냐고 물었다. 언감생심 난 사실 대학에서 강의할 생각은 꿈에도 꾸지 않았다. 허튼 기대는 괜한 불행만 자초한다. 내일모레면 환갑인데, 교수는 무슨~


그러다 운이 좋아 작년 6월, 한국연구재단에서 5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는 인문사회학술분야 연구교수가 되었다. 교수질을 하고 있는 한 고등학교 동창은 그 소식을 듣고, 한국연구재단에서 5년짜리 연구교수가 되는 건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마구마구 칭찬을 해 주었다.


1년에 4천만 원을 지원해 준다길래, 그 정도면 먹고는 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여기에서 차 띠고, 저기에서 포 띠고 하니 먹고살 수 있을 정도는 안 되었다. 그래서 하이브레인넷을 기웃 거리며 여기저기 강사에 지원을 했다. 대충 6군데 지원을 한 거 같은데, 딱 한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경희사이버대 후마니타스 학과라고...


동네 사람드을~ 낭만백수가 교수가 됐어요~


라며 자랑을 하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그런데 참길 잘했다. 내 수업을 신청한 수강생 수가 20명이 되지 않아 폐강이 되었다는 참담한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확인해 보니 20명에서 2명이 모자란 18명이 수강 신청을 했다고 한다. 사실 폐강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참담한 소식이 더 있지만, 엠바고가 걸려 있어서 속으로 삼키면서 오마이뉴스에 글을 하나 투고했다.


이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하려고 쓴 글인데... 암튼 함 읽어 보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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