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의지하던 균형은 균형?
세상의 괴로움이 모두 내 어깨에만 올라타 있다고 생각하며 취하고 취했다. 남들에게 피해주기 싫어서 혼자 마셨다. 그런데 결국 그것도 결국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온전한 내 몫이었다. 정신이 없었다. 생각을 잘 하기 어려운 지경이었고, 멍청해졌다. 아. 정말 인생은 한치앞을 알 수가 없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그래도 다니던 정신과 외 한개를 더 추가했다.
난 어릴 적 상당히 밝은 아이였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 몰아세울까? 그냥 내가 여기저기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중독이란 것은 집착의 끝판왕이 아닐까싶다
나의 괴로움이 가족에게 전파되는 건 순식간이다. 고2인 딸내미에게도 50줄을 바라보는 아내에게도 나이들어가면서 흔들리는 아빠는 참 우울한 사건일 것 같았다. 가장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아야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둥이 흔들리면 집이 무너진다. 이 쉬운 이치를 몰랐다. 화나서 흔들리고, 괴로워서 흔들리고, 취해서 흔들렸다. 숨이 안쉬어져서 흔들렸다.
결국 몇 주간의 침묵이 흘렀고, 약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아내와 조용히 이야기를 했다. '이제 좀 알것 같다고...소중한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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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집에 오니 내 책상 위에 이런 모습이 보였다.
어떤 사람은 좀 더 안정적으로 태어나고 또 어떤 사람은 불안정하게 태어난다? 모르겠다.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크면서 그렇게된건지...하나 확실한 건 어쨋거나 균형감이 없으면 살아갈 때 문제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아주 어려운 자세로 살아갈 수 밖에 없더라도 균형을 위해 지지할 곳이 있다는 것에 살짝 안도감을 느끼는 연말이다. 물론 나에겐 참 어려운 일이긴 하다. 오른팔이 저려온다. 이놈의 균형때문에...
다들 밸런스 잘 잡는 연말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