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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ien We Jul 09. 2024

18. 조용해지기

괴로움에 울부짖는 그의 목소리가 조용해지기를 바라며

사람은 살다보면 바닥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인생에서 바닥을 칠 때 처음드는 생각은 '왜 이런걸까?'라는 점이다. 그리고나면 분노가 온다. 억울함이다.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그렇지 세상이 나에게만 공정할 일이 없지라고. 


시간이 가면서 슬퍼진다. 맥이 빠지고 희망이 보이지 않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작은 머리로 빠져나갈 문을 찾을 수 없기에 절망한다.  절망하면 생각의 패턴이 반복된다. 이렇게하면 어떨까? 저렇게하면 어떨까? 등을 계속 생각하지만 결론은 일정하다. 아~ 답이 안나와. 


일정 기간 동안 수백만번의 생각을 반복하고 나면 힘이 빠지고 우울해지기 시작한다. 온 몸에 에너지가 없어서 힘이 없어진다. 어떤 자극에도 무감각해진다. 그래도 살다보면 가끔씩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존재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배우자이고, 자식이고, 연인이고, 친구이기도 하다. 그런 존재들 덕에 다 말라버린 에너지 저장소에 다시금 조금씩 에너지가 차 오른다. 


다시 잘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잔혹한 인생은 또 다시 다른 종류의 시련을 준다. 떨어졌던 바닥에서 한번 더 바닥을 친다. 처음과 충격을 비교하게 된다. 뭐가 날 더 힘들게 한 사건이었지라고 자문을 한다. 덜 분노한다. 그렇지만 더 힘들어진다. 여러가지 감정이 동시에 일어나며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진다. 지금 나는 어떤 상황에 처한 걸까...라고 생각하게 되며 머리가 잘 회전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이 정도 단계가 되더라도 또 다시 희망을 찾는다. 잠깐 있었던 즐거운 대화나, 좋아하는 소일꺼리라도 하며, 무수히 많이 유투브, 인스타에 떠도는 관련 책들과 글귀를 탐독, 경청하기 시작한다. 50에 보는 주역, 논어 시리즈, 상처받지 않는 방법, 명상, 요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집 등등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었던 위안을 받고, 잘못된건가 의심했던 신념을 재확인하면서 중독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이 되면 회복에 관련된 정보의 홍수에 빠진다. 법륜스님도, 김창옥 강사도, 뇌과학도, 뇌가소성과 위빠사나 명상집도 지속적으로 발작같이 솓아올라오는 '분노, 절망, 슬픔, 우울'의 패턴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시크릿, 조디스펜자, 끌어당김을 청취하고 심약해진 마음을 가다듬으며 좋은 일을 끌어당기고 싶어한다. 그들이 명언처럼 떠들어대는 수 많은 조언을 머리 속으로 심하게 외쳐대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재난 속에서도 좋은 일은 있기 마련이다.

떨어져버린, 완전히 바뀌어버린 환경 속에서 나를 그대로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나를 완전히 바꾸는 일 역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조금이나마 좋은 일이 벌어지면 아~ 역시 마음 가짐을 바꾸니까 좋은 일들이 오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살짝 바뀐 자신을 좋아한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은 이러한 패턴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진행된다. 운이 좋으면 성장한다. 라이프스테이지가 바뀐다. 분노했던 에너지를 열정으로 바꿔서 노력을 하고, 활동을 한다. 한 개인의 이야기가 써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이야기에는 무수히 많은 신념이 왜 그렇게 강하게 자리잡았나에 대한 설득포인트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해라고 외치게 된다. 


인생의 묘미는 Endless라는 점이다

하지만 인생은 참 가혹하기도 해서 계속 바닥을 선물한다. 한번 더 떨어지라고 한다. 벌써 몇 번을 떨어졌는지 모르겠는데 또 떨어지라고 한다. 진심을 다 했던 관계도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약한 불로 수십년 구워왔던 고기를 뒤집으라고 한다. 다 익어서 좋다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다. 있지도 않은 힘을 짜내어 Force를 만들어내고 열심히 그 Force를 사용했지만 절벽 아래로 훅 밀어버린다. 10단계 정도의 절벽을 떨어지니, 이제 떨어지는 것이 안 아플 줄 알지만 통각세포는 언제나 재생이 빠르다. 

그렇다. 반복되는 바닥치기는 정말 괴롭다.

 

끈임없는 순환주기를 나오는 방법은 뭘까?

누군가 나를 절벽에서 밀어떨어뜨린 게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아니 깨달을 수 있는가? 

계절이 바뀌듯이 끊임없이 바뀌어오는 폭염과 폭설이 

누군가의 탓인가?라는 점을 알아차려야하는 것 아닐까? 


환경이 바뀌는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같은 공간 옆 자리에 앉아있어도 다르다

서로 다른 시간에 살고있는데 누구의 탓일까?


그래서 이런 변화를 받아들여야, 

마음 속 깊이 수용해야 하는 것일 것 같다.


감정은 올라온다. 감정이 생각을 만들고

내 안의 누군가가 이 생각을 떠들어댄다

수백번, 수만번. 


바라보고 있다. 

10번의 절벽을 떨어지면서...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한다


내가 귀를 기울였기에 

커진 그를 이제는 떠나보내야한다


그래서 감정은 계속 느껴진다

괴롭게, 슬프게...


그가 지쳤을 때

다가오는 조용함이 있다


그때가 진정한 변화가 오는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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