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거리지 않기 위한 마음의 공식은 무엇일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부적인 사항을 체크하는 것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다.
'아. 방금 뭐 하려고 했었지? 기억이 안 나네....ㅠㅠ' '어.. 그게 어디 있더라? 노트북을 챙기고 전원선을 놓고 오다니..ㅠㅠ'. 자꾸만 큼직하게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메모를 하거나, 일정표에 넣어서 기억하고 실행하는데, 자질구래한 작은 것들에서 자꾸 실수가 생긴다. 이제 늙어서 그런가 하면서도 짜증이 올라온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낮에 있을 미팅 준비는 철저하게 해 놓고 자동차 열쇠는 집에 두고 가는 식이다.
인생에는 큰 줄기가 있고 세부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이제부터 어느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도 Karma(업보)가 될 법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신념이 생긴 이후, 사람들을 대할 때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일단 감정적인 태도가 줄어들었으며, 나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성향이 생겼다. 나를 제외한 모든 타인에게 심리적인 부담, 감정을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 Karma(업보)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의 마음가짐이 큰 줄기라고 생각한다. 세부가지는 그런 마음을 가졌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형성되어 있던 '몸과 마음의 습관'으로 인해 벌이게 되는 사소한 실수들인 것이다. 큰 무리는 아니겠으나 가끔 웃음 짓는 일들을 자아내게 된다. 일본의 어느 노년 에세이스트 이야기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큰 흐름 정도를 유념하고, 자잘한 일들은 그냥 흘러가게 놓아둔다'는 말이 삶의 지혜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과거에 저지른 Karma(업보)들은 이런저런 방법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벌어지는 일들 역시 엄청나게 신중하고, 성숙하게 대해야 Karma(업보)의 진폭이 적어질 테니 말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할 일이다.
최선을 다했으면 그만이다
과거를 생각하고 계속 빠져있으면 헤어 나오지 못할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 느낀 강렬한 감정은 땅 속에서 솟아 나와 내 다리를 붙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거꾸로 보이지 않는 컴컴한 어둠 속에서 팔과 다리를 뻗어가면 걸어가는 높은 능선 같은 것이다. 현재를 산다는 것은 '핀 조명 아래에서 걷거나, 서기를 반복하는 내 진짜 모습이다'. 핀 조명아래에서 발을 붙잡힌 채로, 보이지 않는 능선에서 팔과 다리를 뻗어보아 봤자 인생의 큰 줄기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를 핀 조명 아래에서 보이는 만큼 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그만인 것이다. 즉, 인생을 크고 멀리 보려는 방식 역시 결국 착각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안에서 최선의 생각을 가지고 Karma(업보)를 염두에 두면서 살아간다면 사실 마음이 흔들려야 할 일이 그리 커지지 않게 된다.
내가 이해하는 부동심(不動心)은 결국 오늘이다.
부동심을 이해하는 것에는 로직 같은 게 있다. 과거는 끊어내고, 미래를 보지 않고, 현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출발점인 듯하다. 그리고 Karma(업보)가 생겨나는 원리를 생각해서, 핀 조명 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부동심의 두 번째 Step으로 보인다. 과거를 경험 삼아, 불안한 미래를 피하기 위해, 핀 조명 속의 현재에 무리스럽게 큰 줄기를 바꿔버리면 Karma(업보)가 생겨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큰 줄기 말고 세세한 지류를 놓치는 경향이 발생하지만, 큰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두는 의외로 단순하다
첫 번째 화두는 여기서 시작한다.
과거와 미래를 끊어낼 수 있는가? >
정말로 끊어낼 수 있는가? >
널 죽이려 했던 타인에 대한 온갖 감정을 정말로 끊어낼 수 있는가? >
원과 한을 쌓지 말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 화두는 이렇다.
인생에 네 스스로가 추구하는 큰 줄기가 있는가? >
몸과 마음과 머리가 동의하는 큰 방향성이 있는가? >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삶의 방식이 있는가? >
그 방식이 너와 너의 주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가? >
진실로 타인의 것을 네 것으로 만들지 않으며, 너의 것을 타인에게 주며 즐거울 수 있는가 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내 것과 타인의 것을 분리하고, 보탬이 되어라'라는 단순한 이야기다.
결국 부동심의 공식은 이렇다.
부동심(不動心) = (현재에 매 순간 올인 + 옳은 삶의 방식) x 습관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行할 수 있는가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