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물가, 집값, 학력 그리고 AI
몇 년 전에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 일한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주위에서 다들 괜찮냐고 물어본다. 잘리지 않았냐? 너넨 회사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 얘기 없냐? 혹시 돈을 SVB(Silicon valley bank)에 두고 날리지는 않았냐? 미국은 병원 엄청 비싸고 날림이라던데 병나면 큰일 나겠다. AI 때문에 직업이 많이 없어진다던데 걱정 안 되냐? 요즘은 이런 걱정하는 질문을 더 많이 받는다.
요즘 실리콘밸리에 사는 것은 어떤지 앞으로의 실리콘밸리는 어떤 모습이 될지 여기서 살면서 느낀 나의 생각이고 예측이다.
FALSE. 최근에 갑자기 ChatGTP의 영향으로 AI가 많은 서두로 떠올랐다. 그리고 몇 주 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AI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을 종종 한다. 사실은 그와는 반대이다.
현재까지는 AI가 실리콘밸리의 직업을 대체할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다. 오히려 ChatGTP의 인기로, 많은 회사들이 ChatGTP를 사용한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서 많은 개발자들과 데이터분석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지금 현재 전반적인 고용은 줄었지만 AI 쪽 고용은 훨씬 더 활발한 상황이다.
ChatGTP가 공개되고 사람들이 갑자기 AI에 관심이 많아졌지만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사업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돌아다니는 무인 자동차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 현재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쪽에서 사용되고 있는 Cruise의 경우, 현재도 활발한 고용활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Cruise 뿐만 아니라 Waymo(Google) 등에서도 활발한 구직활동이 예상된다.
무인 자동차뿐만 아니라, 고객센터등에도 많은 인공지능이 도입될 것이다. 이 분야에 지금 현제 많은 인력들이 합류하고 있고 많은 교육과정도 생겼다.
물론 이것은 긴 관점의 예측이다. 지금 현재 실리콘밸리는 투자와 사업확장을 피하고 있는 추세임으로 이 분야도 생각만큼 큰 고용활동은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내 주변에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있고, 많이 잃은 사람들도 있다. 아무래도 실리콘밸리에는 여러 가지 가상화폐가 다른 곳보다는 더 이르게 유행을 했었고, 이미 BitCoin이 천만 원 정도가 되었을 때 너무 많은 가상화폐를 둘러싼 startup들이 많이 생겨서 실제로 주변에 투자로 돈을 벌거나 잃은 사람들 보다는 CoinBase 같은 곳에서 일하다가 정리해고 당한 사람들을 더 많이 알고 있다. 사실 가상화폐의 중심 기술인 blockchain technology는 전 세계에서 화폐로 뿐만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보안장치,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안전화등에 많이 사용이 된다. 이쪽 분야도 공부하기 좋은 분야이고 앞으로의 전망이 좋은 길이다. 화폐에 투자보다 blockchain technology 쪽으로 공부를 하기를 추천한다.
TRUE. 여느 큰 도시들처럼 샌프란시스코도 역시 지금 여러 가지 문제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약물중독, 넘쳐나는 노숙인들, 높은 집값등. 샌프란시스코만의 특별한 문제가 있다면 지금 비어있는 사무실 공간들이다. 아무래도 굵직한 회사들이 시내에서 많이 빠져나가고(Twitter, AirBnb, DropBox) 또 그나마 있던 사무실도 100% 활용을 안 하고 있으니 샌프란시스코는 어느 시간대에나 조용하다.
사무실이 많이 차있지 않으니 그만큼 시의 입장에서는 세금이 많이 빠져나가서 경영란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며칠 전에 오랜만에 Bart(샌프란시스코 지하철)를 타고 회사에 갔는데 정말 길이 비었고 예전에 붐비던 커피숍도 몇 개가 문을 닫아서,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떤 기업들은 직원들을 다시 재택근무에서 회사로 돌아오라고 재촉하고 있고 다른 곳들은 재택근무를 더 활성화하고 있기도 한다. 앞으로 재택근무의 유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도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TRUE.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를 떠났다. 위의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빠져나간 것이고, 파란색이 진해질수록 유입인구가 많다는 뜻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볼 수 있다.
TRUE. 물가가 많이 올랐다. 한국만큼이나 올랐다. 이번달(2023년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0.4% 지난달보다 높고, 전년 대비 +5.3%를 찍었다. 물론 지난해 말보다는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실리콘밸리도 올해 그리고 전년도 월급이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 않아서 실제 체감 물가지수가 많이 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참고로 아래의 사진은 Bluebottle 작년 가격이고 지금은 0.75센트 더 올라서 카푸치노가 $6 그리고 라테가 $6.25이다.
다른 곳과 약간의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서는 소비품과 서비스만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팁이 정말 많이 올랐다. Bluebottle에 가면 가장 적은 팁으로 정해진 금액이 18%이고 보통 음식점에서는 20% 정도를 주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좀 고급 음식점에서는 25% 정도까지 줘야 하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위에서 본 Bluebottle의 예로 보면, 가격에 15 - 20% 정도 팁을 더 줘야 하고 세금과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내야 하는 세금(San Francisco Mandate라고 한다)까지 더하면 커피 한잔에 $10불 거의 한국돈으로 13000원이 넘는다. 코로나 이전에 Capuccino가 $4.25였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파르게 올랐다.
TRUE. 집값 때문이다. 근데 한국은 더 하지 않나? 이래서 집이 있으면 다 백만장자다.
TRUE. 작년대비 6.7% 떨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더 떨어진 것 같다. 왜냐하면 여기 집 값은 일 년에 5-7% 정도 꾸준히 계속 오르는 추세였으므로 체감으로는 한 10% 넘게 떨어진 것 같다. 그러나 사는 사람입장에서는 그렇게 싸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3% 정도였던 대출이자가 8 - 9% 정도로 올랐으므로 그렇게 떨어진 것 같지 않다. 좀 더 자세한 리포트는 여기서 볼 수 있다. 요즘은 다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기사가 좀 나오고 있다.
BUT 월세는 내리지 않았다.
참고로 미국에는, 아니 한국 말고 어떤 나라에도 "전세"라는 개념은 없다. 전세는 한국 부동산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밑의 참고자료는 지금 현재 월세가격이다. 이것은 방 1개짜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보통 3 - 4K 즉 한국돈으로 4 - 6백만 원쯤 월세로 들어간다. 나머지 다른 비용, 물, 인터넷, 가스, 전기, 쓰레기수거 비용 등이 한 $500불 정도 추가된다. 보통 미국에서 월세를 계약할 때 첫 달, 현재 달 그리고 마지막 달 렌트를 계약비로 지불한다. 그래서 처음 월세를 얻을 때에 $10K - $12K 정도가 들어간다. 한국돈으로 천 3백 - 천 6백 정도가 들어간다.
FALSE but maybe.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전혀 아니다. 물론 아이비리그 나오면 여기서도 더 대우를 받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연줄을 통해서 추천을 받을 확률도 클 수 있다.
외국에서 대학 나온 사람들은 어떤가? 외국의 학력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특히 엔지니어들이나 기술직인 경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혹시 마케팅이나 세일즈 같은 직은 혹시 중요할지 모르겠다.
TRUE for engineers. 상관 안 한다. 특히 기술 쪽이나 경력직은 더 상관 안 한다. 실제로 내 직장 동료 중에서도 고등학교도 안 나온 친구도 있고, 종교적인 이유로 부모가 학교를 한 번도 보내지 않고 Home Schooling을 한 경우도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Homeschool이 합법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엔지니어의 경우다. 엔지니어는 학력 또는 학과도 중요하지 않다. 나도 비 전공자이지만, 내 주위에 비전공자들과 전공자의 비율은 거의 50:50 정도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실리콘밸리에 의외로 석사, 박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꼭 엔지니어라고 해서 컴퓨터 공학 박사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분야에 박사로 있다가 엔지니어로 아니면 데이터 분석가로 전환한 사람들이 많다. 학벌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 그래서 석,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들이 또 열심히 새로운 것을 공부해서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FALSE.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천재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자기의 지식을 습득하는데 겸손한 사람들이 많다.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일들이 꼭 그렇게 머리가 좋아야 하는 일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은 태도로 열심히 일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물론 Google이나 Meta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 중에는 박사들도 많고, 천재들도 많지만 꼭 그런 분야로 갈 것이 아닌 다음에는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
FALSE but some do. 그런 곳도 있고,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하루에 6 - 10시간쯤 일한다. 여기서는 일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한다.
TRUE but still need to finish work. 실제로 회사에 Bar가 있는 곳도 많다. 점심시간에 한 잔 하는 것에 대해서 뭐 그렇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래도 취해서 쓰는 코드가 제대로 작동할리 없고, 취해서 하는 말이 정확할 수 도 없다. 본인의 자제가 필요하고, 일하는데 지장 없다면 술 한잔 정도 마시는 것이 문제 되지 않지만 여전히 일은 끝내야 한다.
TRUE but kinda FALSE. 요즘 무제한으로 휴가 주는 회사들 많이 늘었다. 우리 회사도 무제한 휴가를 일종의 회사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상은? 물론 놀로 싶을 때 마음껏 놀면 좋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무제한 휴가가 실리콘밸리에서 유행이 된 것은 사실 돈이 이유였다. 실제로 회사가 상장을 할 때 회사가 가지고 있는 "채납금"들이 공개되는데 직원들에게 줘야 하는 월급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 월급에는 보너스도 포함되고 쓰지 않는 휴가들도 포함된다. 그래서 회사는 직원들에게 "무제한 휴가"를 주고본인이 휴가를 안 쓰면 그것은 본인의 선택임으로 회사는 돈으로 보상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가 성립된 것이다.
그게 이유다. 실제로 무제한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회사에서는 본인이 일 년에 25일이 넘는 휴가를 가고 싶은 경우에는 4-5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TRUE but EXPENSIVE. 미국으로 오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이 바로 의료이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지만 미국의 의료는 정말 복잡하고 선택해야 하는 옵션도 다양하다. 한국처럼 세금을 내면 그 안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은 모든 것이 private이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본인에게 맞는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은 실리콘밸리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미국의 의료 상황이다.
실리콘밸리의 의료여건은 다른 미국지역보다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첫째로 많은 옵션이 있고, 둘째로 캘리포니아가 개인 회사나 개인이 의료보험을 내지 못할 때에 주는 혜택이 다른 주 보다 훨씬 많고 좋기 때문이다. 그 말은 캘리포니아가 의료비가 약간 비싸다는 뜻도 된다.
복잡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우선 몇 가지 정리하면: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주는 의료혜택은 다른 미국의 어느 곳에 비해서 나은 편이다. co-pay 보험 외에 내야 하는 돈. 예로 내가 의사를 한번 보러 가면 전문의는 $35를 낸다. 좋은 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 가격이 $200불까지 올라간다.
실리콘밸리는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병원이 있고 전문의도 많은 편이다
다른 곳에 비해서 의료비가 비싸다. 보통 회사가 90% 또는 거의 100% 내주고 있는 회사가 많다. 그래도 비싼 편이다
직장을 잃으면 국가에서 강제적으로 회사와 개인에게 의료보험을 상당기간 동안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을 COBRA라고 한다. 캘포니아는 보통 18 - 36개월까지 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내 친구가 직장을 잃었을 때 개인 비용이 한 달에 $490불 정도 되었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는 혜택이 없을 수 있다. 특히 나처럼 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직장을 잃는 순간, 의료보험을 잃고 또 주에서 주는 혜택도 받지 못한다. 바로 출국해야 한다
채외수정이나 난자냉동등 좋은 혜택이 많이 있다
MRI나 다른 검진이 오랜 기다림 없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견해로 내가 캐나다에 살았을 때의 경험과의 비교다
TRUE. 지난번에 잠깐 다룬 적이 있는데 실리콘밸리에는 정말 다양한 인종들이 분포한다.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아시아인이 백인을 수를 넘어서 가장 많은 인종이 되었다. 37% vs 30%. 몇 가지 재미있는 다른 요소들은 집 보유율과 월세의 비율이다. 각 각 42% 와 39%.
지금 다들 실리콘밸리를 걱정하고 있는 동안에도, 혹시 여기에 오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Data Analyst 쪽이나 Machine Learning 등의 코스를 추천한다. 어디서 배우든, 정말 이쪽이 길게 봤을 때 정말 재미있고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참고로 아래의 지도는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의 지역 분포도이다. 미국, 캐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은 Python이 가장 많이 쓰고, 호주, 아프리카와 중남미에는 Java가 아직은 많이 쓰이고 있다. 꼭 많이 쓰이는 언어를 배울 필요는 없지만, 웹 쪽으로 가고 싶은 분들은 역시 Javascript가 제일 중요하고, 다른 쪽은 Python배우시면 여려 곳에 활용도가 높다. 또 지금이나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나갈 기술은 역시 mobile 앱 쪽이다. iOS나 Andriod계발은 웹 개발자보다 취업도 쉽고 급여도 높다.
혹시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가요? 댓글 주시면 답해 들리겠습니다.
대문사진은 Photo by Maarten van den Heuvel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