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der Jul 06. 2023

너무나도 잘난 나

Self Promition and Humble Brag

예전에 한국에서 드라마를 보면 착한 주인공은 항상 잘한 일은 남의 공으로 돌리고 자기는 뒤에서 열심히 일 만하고 바보같이 산다. 그런 주인공을 볼 때마다 저런 바보 같은 사람이 어디 있나 하면서도 언젠간 인정받고 복을 받겠지 하고 믿었던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는 항상 주인공의 해피앤딩으로 끝난다. 우리는 "겸손함"을 바람직한 인간상이라 생각한다. 내가 어릴 때는 항상 "겸손한" 사람이 되라고, 어디 가서 니 자랑하고 다니지 말라고 부모님도 학교에서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미국에서도 역시 성별, 인종, 종교, 가치관 또는 Socioeconomic status(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가정교육이 다르고 또 경험하는 사회영역도 다르고, 맡은 지위나 책임이 다르므로 추구하는 인간상도 다를 수 밖에는 없다. 즉, 어떤 사람은 겸손이 미덕이다라고 배우고 어떤 사람은 항상 자신감 있게 자기의 입장을 밝히고 자신을 표현하라고 배운다. 어떤 이는 Self Promition, 자기 홍보에 거리낌이 없고, 어떤 사람은 또 마냥 싫어서 누가 자기 칭찬이라도 하고 있으면 몸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자기 홍보(또는 자랑) 미국에서는, 또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으며 어디까지가 괜찮은 것인가?

Humble Brag, 즉 겸손한척하면서 자기 자랑과의 차이는 무엇이고 왜 적절히 사용하면 이득이 될 수 있는가?


Self Promotion

도대체 이 사람 뭐 하는 사람이지?

가끔 LinkedIn을 보면 도대체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직책도 거창하고, 하고 있는 일도 수 십 가지다. 도대체 이런 Super Man and Super Women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여기서 자기 홍보는 이제 필수다. 자격증 하나를 따도, 동네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것도, 이제는 모두 공개하고 내 이력서에(LinkedIn) 넣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직업과 관계가 있던 없던 뭐든 다 자기 홍보가 될 수 있다. 요즘은 승진하면 조용히 팀에게서만 축하메시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링크드인을 통해서 멀리 한국사는 고등학교 동창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지고 축하메시지를 받는다. 새 집을 사도, 아이를 가져도, 모든 소식이 정말 빨리 퍼지고 이것이 자기에게 득이 되는 일이냐 실이 되는 것이냐에 따라서 공개의 여부가 가려진다. 요즘은 링크드인을 읽고 있으면 페이스북을 보는 것인가 하고 착각을 할 정도다. 공과 사가 거의 분별이 없어졌다. 생일축하메시지, 결혼, 돌잔치 사진까지 링크드인에서 보게 된다.


지난번 업무능력평가 이야기에서 말했듯이 여기서는 본인에게 본인의 승진을 위한 보고서를 쓰라는 요청을 가끔 받는다. 이것을 Self Promotion Package라고 한다. 본인이 무슨 일을 했고, 그 일의 결과가 얼마나 다른 좋은 결과를 팀에게 또는 회사에게 가져왔나를 기술하는 일종의 "자기 홍보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기 홍보서를 쓸 때 물론 내가 성공하기에까지 우리 팀이 잘 도와줬고 리더십도 뒷받침이 되었다는 정도는 포함되더라도, 보통 본인이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이 잘 되었는지, 본인의 칭찬과 자랑이 A4용지 빡빡하게 쓰인다. 이게 쉬운 것 같아도 처음 써보는 사람에겐 어렵다. 나도 처음엔 재수 없는 놈처럼 보이면 어쩌나 또 그까짓 돈 좀 더 받겠다고 이런 것까지 써야 하나 등 약간 치사한 생각도 들었다. 근데 몇 번 쓰고 보니까 이제는 술술 쓰겠다.


여기서는 생각보다 자기 홍보를 잘하고 그것을 뒷받침으로 승진을 요구하거나 월급인상을 요구하는 직원들이 상당히 많다. 지금은 아니지만 잠깐 매니저로 있을 때 자기가 잘한 일만 30분 내내 말하는 직원도 있고, 어떤 직원은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자기가 잘했다는 소리 못하는 직원도 있더라. 또 어떤 직원은 승진을 시켜줄 테니 지난달에 한 프로젝트에 대한 Promotion Package를 쓰라니까, 잘못된 일만 줄줄이 써서 제출하는 사람도 있더라. 이런 사람들은 솔직히 승진시키기 어렵다. Promotion Package를 바탕으로 나도 내 상사한테 가서 "이런이런 일을 한 ㅇㅇ를 이번에 승진시키자"라고 제안을 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없으니까 내가 말을 만들어내야 하니 매니저로써는 일어 어려워진다. 매니저로써 또는 인터뷰를 하면서 경험을 좀 해보니 어떻게 자기 홍보도 잘할 수 있는지 조금 더 생각할 여유도 생기고 예도 많이 보게 되었다. 근데 이런 것은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자기 자랑하는 사람들 완전히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은 계속 내가 잘한다고 말해줘야 관심을 갖는 매니저도 있다.


인터뷰에서도 자기 홍보를 잘하는 사람은 당연히 유리하다. 순전히 내가 젤 잘났다의 관점에서만 그치지 않고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이 사람 믿을만하다!"라고 면접관을 설득시키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럼 자기 홍보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목적이다. 

왜 나를 홍보해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누구에게 나를 홍보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나를 승진을 시켜달라는 목적으로 매니저와 상담을 한다면, 내 홍보는 당연히:

1. 나는 승진을 할 만한 자격이 있다. ㅇㅇ를 잘하고 ㅇㅇ를 성공했으니까

2. 나는 믿을만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나는 ㅇㅇ를 성공적으로 이끌만한 ㅇㅇ가 있다.

아무리 세분화해서 내가 코딩을 잘하고, 또 내가 지금 맞고 있는 인턴을 잘 돌봐주었고, 지금 팀원들이랑 잘 지내고 있다 등의 작은 분야의 예를 들어도, 궁극적인 목적은 나에게 승진의 기회를 주면 실패하지 않고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질문, 즉, 무엇을 위해 나를 홍보할 것인가는 직장에서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나를 자랑 또는 홍보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10년 만에 고등학교동창들을 만났을 때 내 자랑을 하고 싶으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왜 나는 친구들에게 내 자랑을 하고 싶은가? 목적이 무엇인가? 도대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가? 이것에 대한 대답이 나오면 본인을 어떻게 홍보할 것이며 얼마나 홍보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내 생각엔 10년 만에 만나는 동창들에게는 자랑을 할 이유가 없다. ¯\_(ツ)_/¯ 그리고 자랑을 하고 나면 점심이라도 사야 폼이 나니까 자랑을 한다는 것은 금전적인 손해를 뜻하기도 한다. 동창회 가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다른 예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호감을 사고 싶을 때 조금의 자기 자랑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나의 목적이 이 사람과 잘해서 결혼하고 싶다라고 하면, 지나치고 과장된 자랑은 오히려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지만, 그냥 환심을 사고 싶다면 조금 과장된 자랑정도는 용납이 될 수도 있겠다.


두 번째 중요한 것은 무엇을 홍보할 것인가이다. 우선은 매니저에게 내가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매니저가 너는 코딩은 잘하는데 다른 팀원과의 의사소통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는데, 계속해서 코딩 잘한 얘기만 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본인이 자기 홍보를 해야 할 타깃을 잘 잡아야 한다. 잘하는 일을 계속해서 자랑해 봤자 도움이 안 되고 괜히 한 가지 밖엔 못한다는 소리만 들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로 나는 "개선점"을 자랑 안에 넣는 것을 추천한다. 홍보를 할 때 개선해야 할 점을 함께 언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이번에 한 프로젝트가 잘 되었는데 ㅇㅇ가 부족했던 것 같다. 다음에 비슷한 일을 할 때는 ㅇㅇ를 해서 부족한 점을 보충하면 더 잘 될 것 같다는 식이다. 이런 식의 자기 홍보는 본인이 잘 한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가 자진해서 부족한 면을 언급함으로써 좀 더 나은 성과를 미래에 내겠다는 성숙함까지 보이는 태도이다. 이래서 항상 내가 Self Promotion Package를 작성할 때는 Lessons Learned(이 일을 통해서 배운 점)을 포함시킨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정도껏 하는 것이다. 즉 내가 자기 홍보를 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필요할 때만 적당히 하는 것이다. 가는 자리마다 자기 자랑만 하는 사람들을 좋아할 리 없다. 특히 때를 가려서, 즉, 승진을 결정하는 시기에 맞추어서 하면 더 좋다.


실패도 자랑거리

역시 자랑의 최고봉은 자신의 실패를 서슴없이 자랑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다. 실패를 자기의 자랑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고수다. 예를 들어서 몇 년 전에 Product Manger면접에 면접관으로 들어갔는데 면접을 보는 지원자가 본인이 실패한 스타트업 경험들을 줄줄이 늘어놓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사람이 미쳤나 했다가 나중에는 그 사람을 뽑는데 5명의 면접관이 만장일치를 했다. 이렇게 경험이 많고 실패를 해본 사람은 배운 것도 많고 또다시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지 라는 결론이었다.


실패도 자신의 영광스러운 배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같은 팀의 직원들이랑 잘 어울리지를 못했다. 엔지니어로써 나는 내가 아는 한 최선을 다해서 상품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때 회사 분위기는 우선 빠르게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고 상품을 홍보하자는 쪽이 대 다수였다. 나는 그때 그런 방향이 싫었고, 그래서 다른 직원들이랑 충돌이 많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억지를 부렸던 것 같다. 그때 MVP를 만들어서 우선 시작을 한 다음에 계속 발전해 나가는 식으로 상품의 구도를 잡았으면 투자를 받는데도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다른 방향으로 상품을 빨리 회전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았을 것이다. 그때 고집을 내가 많이 부려서 상품을 약간 둔화시킨 것 같아서 나중에 후회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생각하는 바른쪽보다는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들과 협의해서 뭐든지 결정하는 쪽으로 결론을 많이 내린다.

위의 예에서 포인트는 "바로, 그래서 지금은.." 즉, 자기반성과 개선이다. 이런 것이 바로 실패를 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본인의 능력에 대한 자랑이다. 꼭 성공한 것만을 자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자랑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Humble Brag

자기가 얼마나 코딩하는지 Github을 통해 자랑하기

겸손한척하는 자기 자랑은 솔직히 직장생활에서는 필요가 없다. 직장에서는 humble, 즉 겸손한 척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는 살벌한 곳이다. 사람들은 또 이렇게 겸손한 척하면서 자기 자랑만 하는 사람들의 속을 다 알고 있다. 회사에서 계속해서 humble brag 하는 사람들은 내 생각으로는 자기가 이런 것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요즘에는 이런 경우를 많이 본다.

Instagram에 주말에 스키 타러 간 사진을 올렸는데 같이 간 사람들이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이다.

비즈니스클라스타고 출장 다녀오는 사진을 찍고, 정말 피곤하다고 불평하는 사진들

뭔가 그냥 평범한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자기 자랑으로 끝나는 이런 모든 일들이 포함된다. 이런 것도 적절히 하면 본인을 잘 알리는 좋은 매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자랑도 가끔 해야지 계속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


이런 겸손한 척하는 자리자랑은 젊은 사람들은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행이다. 차라리 대 놓고 자랑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좋다. 아마 Social Media를 좀 더 빨리 접하고 일상화되어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랑에 좀 더 익숙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실리콘밸리에서 자기 자랑

앞에서 말했듯 아무래도 여러 인종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살고 일하는 곳이니만큼 역시 이 주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이것도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는데 회사에서 이렇게 자기 자랑이 많은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면 사람들이 덩달아서 더 자기 홍보에 힘을 쓰고 그렇지 않은 분위기면 또 별로 자랑이 없다. 또 회사의 최고경영인들이 약간 자뻑 스타일이면 그런 매니저도 줄줄이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또 이런 사람들 보기 힘들다. 많은 것이 기업문화에 달려있고 분위기에 달려있다.


아무래도 미국, 더 나아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좀 더 공정하고 개방된 문화를 추구하는 성향 때문인지 여기서는 자기 홍보에 있어서도 좀 더 단도직입적이다. 또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장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곳에서는 오래전부터 어떻게 하면 자기를 좀 더 돋보이게 하고 또 기술적으로 자기를 홍보하느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였다. Public Speaking이나 Self confidence/esteem(자신감)을 올리는 과정들이 오랫동안 유행했고 꽤 많은 사람들이 큰돈을 들여서 수강을 한다. 또 본인의 홍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감이 결여되었거나 아니면 imposter syndrome(한국어로는 가면증후군) 등과 연결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끊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신을 홍보하고 자신에게 만족하며 살 수 있는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이곳엔 많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여기서는 생각보다 돈자랑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실리콘밸리에 와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여기서는 명품백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보기 힘들고, 비싼 장신구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거의 다가 운동화에 책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실리콘밸리가 다른 곳에 비해서 대다수가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정도를 벌기 때문인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로 내 생각엔 비싼 거 좋아하는 것은 다 개인의 취향이다라고 일괄하는 관점이다. 여기서는 누가 비싼 차를 사면, 저 사람 차를 좋아하는구나 하지 돈이 많구나라고 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돈을 모아서 집을 사고, 누구는 비싼 차를 사고 누구는 그냥 여행 다니면서 돈을 쓴다. 그냥 다른 취향이다.

반면에 여기서는 능력자랑이 좀 심하다. 예를 들면 4개 국어를 능숙하게 하고 또 이번 여름에는 한 가지 언어를 더 배우려고 한다 아니면 태국에 야생동물 보호하는 봉사를 하러 한 달간 간다. 뭐 이런 식의 자랑이다. 아무래도 실리콘밸리에서는 돈이 많은 사람보다는 실력 있고 좀 색다른 사람들이 주변에서 인기가 많아서 그런 듯싶다.


SNS(Social Media)

인스타그램의 나 vs 실제의 나

자기 홍보와 자랑을 얘기하는데 SNS 즉,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Facebook, LinkedIn, Instagram, Youtube 등을 통해서 보는 내 직장동료들, 동창들, 주변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맘처럼 안 된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persona, 즉 자기의 캐릭터를 이런 곳에 만들고 자기의 삶을 할리우드 스타 뺨치게 꾸민다. 나도 Instagram Influencer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을 한 둘 안다. 이런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내 삶으로 들어와서 생각을 혼란스럽게 하고 쓸데없는데 에너지를 쓰게 한다. 이런 사람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그런 사람들 사진을 볼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가 있는 일이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열심히 살고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비즈니스석 타고 놀러 다니는 사람들 사진을 볼 때면 열심히 해서 뭐 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나도 그냥 매일 해외여행 다니고 골프 배우고 좋은 음식점(이런 사람들은 꼭 미슐랭스타 음식점만 간다) 가서 엄청 큰 접시에 한입크기로 나오는 음식을 먹고살면 어떨까? 나는 뭐가 모자라서 저러고 못 사나? 잠 못 드는 밤에 이런 질문들이 가끔 꼬리를 문다. 물론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그렇게 화려하고 좋은 삶을 사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계속 나의 삶과 성취감을 깎아내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가없다.


물론 이런 사람들은 Humble Brag을 넘어서서 인생 자체가 자랑이고 홍보이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으로써는 보통 헛갈리는 게 아니다. LinkedIn도 다른 SNS와 마찬가지로 이런 식의 자기 홍보를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에 끌린다. 또 이러한 매체들이 자기의 홍보를 일상화시키고 있다. 

LinkedIn에서 하루에 수백 번씩 보는 다른 사람들의 승진소식

내가 나의 현재 직업에 만족하고 있더라도, 갑자기 내 회사 동료들과 나와 비슷한 자리의 사람들이 승진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직을 했다는 기사를 보면, 내가 도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내가 이 자리에 오래 있는 것이 뒤쳐져가는 듯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런 생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신을 돌아볼 기회도 되고 또 평소에는 하기 힘들었던 승진이야기를 상사에게 꺼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도 있다.


남들이야 어떻게 살든, 본인의 만족과 성취감만 가지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정말 뚝심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배우고, 계속해서 내가 만족할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길 밖엔 없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살 수 없으니까.


대문사진은 Photo by Elena Mishlanova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실리콘밸리 요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