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메그니피센트 7, 인공지능
한국에 갈 때마다 가끔 받는 질문이 요즘 미국에 뜨는 기업은 어디냐? 무슨 회사에 투자를 해야 돈 좀 벌 수 있냐?라는 질문이다. 한국에서도 자유롭게 미국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서 미국 주식 시장에 관심이 많아진 건지 아니면 요즘은 글로벌 시대라 미국의 주식이 한국 주식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서 그런지는 몰라도 은근히 이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미국에서 주식을 10년을 하면서 돈을 좀 제대로 날려본 사람으로서 나의 대답은 당연 인덱스펀드(Index Fund)다. 물론 뮤추얼펀드, ETF, 인덱스펀드로 부자 되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나 또 여기다 돈을 넣어두면 망하는 일도 없다. 큰돈을 원하면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실리콘밸리에 살면 가끔은 조금 색다른 투자의 기회가 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아는 사람이 창업을 하거나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창업을 하면 early investor 즉, 초기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초기 투자자가 돼서 부자가 되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한 번도 못 봤지만 여기에는 워낙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런 기회가 어렵지 않게 온다.
요즘 들어서 주식시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메그니피센트 7이란 말이다. 미국에서는 금융에 대한 이야기에 이 단어가 빠지질 않는다. 이 위대한 7은 누구를 이야기하는 걸까?
매그니피센트 7, 줄여서 M7은 애플(NAS:AAPL)과 마이크로소프트(NAS:MSFT), 알파벳(NAS:google), 아마존(NAS:AMZN), 엔비디아(NAS:NVDA), 테슬라(NAS:TSLA), 메타 플랫폼스(NAS:META) 등 7 종목을 일컫는다. 이 7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13조 1000억 달러로, 중국(11조 5000억 달러)보다도 많다. 특히 이 중 엔비디아가 240% 급등하며 최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출처 - 연합 인포맥스)
엔비디아가 뜨는 이유는 GPU 덕이다. 많은 분들이 GPU가 그래피컬 프로세싱 유닛, 즉, 그림을 처리하는 부속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 의미를 잘 모른다. 예전에는 GPU가 그래피컬이 아니라 '게임 프로세싱 유닛'이라고 할 정도로 게임의 영상을 처리하는 장치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비슷해서 혼동되는 CPU는 컴퓨터의 두뇌다. GPU는 이 보다 더 빠르고 더 강력한 슈퍼 두뇌 같은 장치다. CPU와 GPU의 다른 점을 쉽게 설명하면 GPU는 좀 더 전문적인 문제를 한꺼번에(paralell - 또는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장치고 CPU는 뭐든 처리할 수 있지만 한 번에 한 두 개 정도 밖에는 처리를 못해서 시간이 좀 걸리는 장치다. 아래의 그림이 바로 두 장치의 대조되는 점이다.
그럼 이런 엄청난 속도와 능력을 가진 GPU는 어디에 사용될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 컴퓨터나 핸드폰등에는 없다. 보통 CPU만 있어도 웬만한 것들은 거의가 처리될 수 있어서 그렇다. 그러나 비싼 게임용 PC는 다르다. 엄청난 속도로 게임의 장면을 그때그때 만들어내야 하는 게임용 PC는 한 두 개의 CPU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장면으로 바꾸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래서 게임 PC에서는 진즉에 GPU를 썼다.
요즘 GPU가 뜨는 이유는 인공지능을 교육 때문이다. 엄청난 데이터를 복잡한 공식에 맞춰서 정리하고 다듬어 입력시키는 일은 물론 CPU로 할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GPU를 오래전부터 썼다. 혹시 어떻게 인공지능의 ML(머신러닝)이 GPU를 통해 이루어지는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MIT에서 제작한 신경망 컴퓨터 시스템에 관한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엔비디아 다음으로 인텔과 애플이 GPU를 만드는 큰 업체들이다. ChatGPT나 구글의 Gemini도 역시 GPU를 많이 활용하고 특히 엔비디아 GPU는 인공지능 업계의 골든 스탠더드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엔비디아 주식이 240%나 급등한 것이다.
위대한 7 회사들(M7)을 들여다보면 뜨는 이유가 확연히 드러난다.
마이크로소프트 - 자체개발 인공지능 그리고 OpenAI의 ChatGPT 협력과 투자
알파벳 - 자체개발 인공지능과 기존 사업들
엔비디아 - 인공지능에 쓰이는 GPU
메타 - 자체개발 중인 인공지능과 SNS
애플 - 애플의 모든 제품과 사업
아마존 - 판매가 증가했다는 실적발표
얼마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실제로 보았는데 정말 이런 차를 운전하고 싶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장난감 같다고나 할까? 테슬라는 나에게는 조금 이해가 안 되는 회사지만 나는 주식 전문가도 아니고 테슬라 팬이 아님으로 그냥 넘어가겠다 :-)
물론 미국이라는 사회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요즘 들어서 내가 느끼는 문제는 미국도 한국처럼 큰 기업들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현상이다. 애플이 이제는 자동주행 차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그 밖에도 애플은 여러 가지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인수 합병한 회사들의 숫자도 어마어마하지만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에 있어서도 최강의 회사로의 도입을 꿈꾸고 있다. 지금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시가총액으로 봤을 때는 애플을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큰 회사로 등급 했다. 문제는 이렇게 큰 회사들이 계속해서 기업과 개인들의 투자자금을 더 끌어들이고 시장을 독점하는 사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이 잘 된다 싶으면 큰 회사들에 먹히거나 아니면 큰 회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라는 현실이 실리콘밸리에서도 사실 여러 해 동안 목격되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런 큰 회사들에 인수 합병되거나 아니면 이들에 의해서 시장에서 자리를 잃었다. 지난번 네이버를 깔로 부산으로 가다 편에서 잠깐 소개한 Yelp이라는 회사가 좋은 예다. 회사가 자리를 잡고 수입을 올리기 시작하자 구글에서 인수 합병의 러브콜을 보냈으나 회사가 거절했다. 그리고 몇 년 후 Yelp은 계속해서 구글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듯싶다.
여기서도 요즘은 주식투자를 하려면 다른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이 큰 7개의 회사에 하라는 조언이 계속 들려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인공지능에 관련한 거품이 이제 곧 꺼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속속 들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 카카오 주식 때문에 울고 웃으신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요즘은 정말 주식투자는 도박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사이버트럭 사진은 - 레딧에서
대문사진은 Photo by Adi Goldstei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