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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Feb 13. 2022

기본만 해도 평가가 달라진다

주니어를 위한 글 #1 공과사의 구분

시대가 변했다. 과거의 실세는 윗사람이었다면 현시대를 주도해 나가는 실세는 젊은 친구들이다. 그들의 말 한마디가 작게는 사내에서 크게는 사회 전체에 파장을 불러온다. 위로만 쏠려있던 힘의 균형이 균등하게 나뉘고 있는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과도기엔 항상 마찰이 생기는 법. MZ세대라 통칭하는 그들을 미래 주역이라고 앞뒤 정황 관계없이 추켜 세우는 미디어. 짧고 자극적인 것에 적응되어 긴 이야기를 싫어하는 최악의 집중력. 그리고 그것을 TMI라 치부하고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미련함. 조금이라도 자신과 수가 틀리면 꼰대라며 비아냥 거리는 태도. 이들을 보고 있으면 오냐오냐 키운 아이처럼 안타까움이 든다. 마치 온실 속 화초처럼.


주니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실무는 시니어들의 가르침도 있으며 어느 정도 레벨에 올라가면 다른 일이더라도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다. 그러나 그 일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는 누군가가 가르친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자각해야지만 알 수 있는 것으로 성장의 증폭제가 된다. 즉, 공과사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남보다 능력이든 자리든 돈이든 모든 것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열쇠라고 말이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기

최근 2-3년간 함께한 신입들을 보면 10명 중 7명은 별생각 없이 마치 '취업뽀개기' 마냥 회사를 다닌다. 시니어들이 제일 싫어하는 타입으로 그저 맛있는 점심, 빠른 퇴근, 좋은 복지, 높은 연봉만 바라는 사람들이다. 바라는 건 많으면서 아무것도 성장하지 않으려 하고 주변에서 조언이라도 하면 꼰대로 치부해 버린다. 이런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당신을 위해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꼰대일까? 아니면 그것을 꼰대라 치부해버리고 소통을 끊어버리는 당신이 꼰대일까? 꼰대라는 행동양식으로 보면 당신이 꼰대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상대적으로 노력에 비해 성과가 적은 광고회사에 왔다면 그만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것이고 광고라는 일을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만약에 그것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왜 내가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단순히 돈을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성장과 꿈이라는 것으로 연결해서 생각해보자. 별것 아닐 수 있는 목표와 목적 설정은 앞으로 일을 대하는 태도를 만들며 태도는 고스란히 실력으로 드러나고 실력은 역량이 되어 주변의 평가로 객관화된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

앞선 말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인데, 요즘 친구들이 남을 위한 것에 대해 생각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로 남에 대한 생각을 배척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배워본 적이 없어 개념조차 없는 '몰라서'가 성립되어 많은 시니어들이 난감해하는 부분이다. 말했다간 괜히 옛날 사람이 될까봐 혹은 말하는 것 자체가 얼토당토 않은 웃긴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것은 대단한 얘기가 아니라 어쩌면 기본적인 사내 예절 같은 것이다.


주니어들이 대단히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중에 조금 친해졌다고 점심시간이나 사적으로 장난치는 것들을 일에도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작게는 상급자에게 보내는 업무 파일명에 가령 '끄적여봄. ppt'이라고 한다던지 크게는 새로운 일이 들어오면 시작도 하기 전에 하기 싫은 티를 팍팍 낸다거나 힘의 균형이 달라져서 그런지 이제는 주니어가 먼저 자기 성격이 OO 하니까 이런저런 거 잘 못하고 OO 같은 것들 조심해달라고 오히려 본인들이 그토록 싫어하던 가스라이팅을 본인들이 시전 한다.


말했다시피 대단한 무언가를 바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자그마한 예의를 지키라는 것이다. 인사 같은 경우도 눈이 먼저 마주치거나 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인사하면 되지만 인사를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주니어들이 많다. 하든 안 하든 그만인 경우라면 먼저 실천해서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 낫지, 안 해서 본인 평가를 깎아 먹는 바보 같은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한 번은 팀 내 신입 주니어가 연차에 자기가 좋아하는 모델이 광고 촬영을 한다고 말없이 현장을 간 적이 있다. 그것도 다른 팀 촬영인데 말이다. 미리 말이라도 해줬으면 다른 팀에 연락하여 양해를 구했을텐데 연차라고 독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다. 촬영은 회사의 일이라는 공적인 상황이지만 자신은 연차라는 사적인 상황이니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한 것. 이렇듯 공과사에 대한 구분이 없는 주니어들이 많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임과 동시에 여러 사람이 부대끼는 조직이다. 공과사를 구분하라는 것은 사적인 생각을 공적인 곳에 옮기지 말라는 뜻이다.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든 남을 위한 것이든 말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사방에 깔렸다. 그리고 일을 잘하게끔 주변에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시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평준화를 이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때문에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느꼈겠지만 싸바싸바하는 태도가 아니라 일과 조직을 바라보는 생각과 행동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이자 남과 달라질 수 있는 무기이고 이는 공과사를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한국말은 끝이 전부다.

- 아 걔? 일은 잘하지! 근데 태도가 아니야~

- 아 걔? 일은 못해.. 근데 태도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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