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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Apr 13. 2023

취미 부자 안 할래요.

고민거리가 생겼다. 취미와 주변 기기 정리에 대한 것이다.


우선 취미. 취미가 많을수록 다채로운 리듬을 가진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건강한 삶을 살게 된다. 활동적인 자신을 확인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의 경우 동적인 취미로는 야구, 골프, 러닝이 있고 정적인 취미로는 컴퓨터 앞에서 툴을 배운다거나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영화보기, 음악감상 등 만인의 취미는 생략)


그리고 주변 기기. 디바이스를 다양하게 가지고 있을수록 생산성이 올라간다. 모든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언제든 디지털 세상에 들어갈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스마트폰, 쓰임이 다 다른 태블릿 3대, 노트북, 데스크탑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기까지는 모르겠고 취미가 많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취미부자'라는 말도 있다. 바쁘게 생산적으로 사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 취미로만 넘길 수 없는 나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물론 여러 취미 중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만 이어가는 활동도 있다. 그런데 즐기기 위해 시작한 취미가 특정 목적의식을 지니게 되는 순간 마냥 취미라고 보기 힘들어진다.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취미도 단계가 있다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선 무료 체험판으로는 이어갈 수 없다. 마땅한 대가를 지불하고 유료 버전을 구매해야 한다.


특히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 배우는 정적인 취미일수록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취미 단계를 넘어 'N잡러'를 꿈꾸게 된다. 남들은 학창 시절부터 시작한 것을 30대에 시작하려고 하니 시간이란 압박이 상당하다. 배우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한정적이니 내가 택한 방법은 여러 기기를 통해 '죽은 시간'을 활용하고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을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툴을 공부하고 있다면 다른 기기로 영어 영상을 틀어 놓아 귀라도 뚫어놓자는 식이다.


다만 좋지 못한 습관 하나가 생겼다. 여가시간을 보낼 때도 매사 기기 둘 이상을 틀어놓고 여러 콘텐츠를 한 번에 접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하고 있으면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여러 개를 동시에 접하는 것도 자극이라고 한다면 '팝콘브레인'이 된 것만 같다.


취미가 많다 보니 그 많은 취미를 다 하려면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한다. 특히나 단순 취미가 아니기에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시간의 압박도 커진다. 늦었으니까 남들보다 빨리 배워야 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압박일 것이다.


나는 지금 취미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당장 필요한 취미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나중에 해도 될 것들은 내려놓아야 한다. 한 번에 많은 것을 쟁취하려고 여러 기기를 통해 꼼수나 부리고 있으니 좋지 못한 습관도 생기고 집중하는 법을 까먹은 것 같다.


한 번에 하나를 제대로 하는 것. 내겐 지금 마음속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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