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빽지 Apr 30. 2023

옆 팀 그 자식 협조하게 만드는 방법

모든 조직엔 역할이 있다. 광고 회사로 예를 들면 필수적으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있으며 회사 특성에 따라 미디어플래너, 아트디렉터 등으로 세분화된다. 나는 업계에서 흔히 AE라고 불리는 광고기획자다. 내외를 막론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허브이자 머리를 쓰는 역할이다.


하지만 머리를 쓴다고 해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손이 되어줄 디자이너나 개발자와 캐미가 중요하다. 이들은 머리도 쓸 줄 알지만 나와 다르게 손도 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재미난 사실 하나는 손을 쓰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딘가 시크한 부분이 있다.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니란 뜻이다. 나쁘게 말하면 예술병에 걸린 건지 지적 우월감에 빠진 건지는 모르겠다만 기획자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태도를 바꾸려면 파훼법은 단 하나다.


그들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그들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서 밟아버리고 역할을 뺏어버리면 좋겠다만 그렇다고 그의 연봉을 내가 다 흡수하는 것도 아니고 몸뚱이는 하나이기에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복수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화를 통해 공통된 목표를 이루겠다는 점만 분명하게 하여 손이 되어줄 그들을 리스펙 한다는 의미로 기본적인 것을 배우란 뜻이다. 존중도 먼저 하면 손해 보진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의 허브라는 놈이 픽셀이 뭔지 모르고 프롬프트가 뭔지 모르면 그들과 대화가 되겠는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문제에 대해 공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만 된다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내 편이 되어준다. 그들을 상대할 때마다 포켓몬 배틀을 하는 것 같다. 야생에서 만났을 땐 죽일 듯이 공격하다 겟또다제 이후부터는 내 편이 되어주니까.


모두 저마다 맡은 역할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상대가 있을 것이다. 공통된 목표를 향해 가는데 왜 저 새끼는 존심을 부릴까? 왜 협력을 안 할까? 생각해 봤을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거 하나하나 말려들면 답이 없다.


'세이노'가 말했다. 지식을 습득하여 단순히 나의 시간을 대신해 줄 사람으로 만들어야지, 나의 지식을 대신해 줄 사람을 상대하면 끌려가기 마련이다. 폭넓게 배워라.

작가의 이전글 내가 한 명이라면 위험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