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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May 07. 2023

내적 성장이 필요할 때

풍요 속 빈곤의 시대

"오글거린다는 말이 나오자 감성이 사라졌고, 선비라는 말이 나오자 절제하는 사람이 사라졌고, 나댄다는 말이 나오자 용기 있는 사람이 사라졌고, 설명충(TMI)이란 말이 나오자 지식을 나누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꼰대라는 말로 조언을 귀 막고, MZ라는 말로 다름을 부정한다." 최근 유튜브에서 누군가 댓글을 통해 남긴 인용구다.


세상을 이과와 문과 둘로 나눈다면 문과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단 이야기 아니겠나. 이과가 만든 편리하고 자극적인 세상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불편한 상황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단편적이고 말라비틀어진 관계 속에서 지식, 철학, 신념, 이념, 개념, 가치, 상식 등 내면의 세상은 자연스레 짧아지고 굶주리게 되었다. 더 이상 기본이 기본이 아닌지라 인간의 기본만 행하여도 인정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글쎄다. 그 인정이 기본도 못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대상이 특출 난 것이라 평가하니 끌어준 것도 밀어준 것도 아니게 됐으니 말이다.


문과가 외면받는 시대엔 과거부터 이야기꾼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머리에 든 게 없으니 누군가 정보를 흘리기만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앞뒤 따지지도 않고 선동되고 죽어도 자신은 피해자가 아닐 거란 망상에 빠진다. 그 어느 시대보다 정보에 파묻혀 사는데도 말이다. 풍요 속의 빈곤이다.


존중과 유머가 사라진 세상이자 가장 똑똑하면서 가장 멍청한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많이 보고 많이 들으려 한다. 사람이든 뭐든 대상을 이해하는 것에서 자연스레 관계가 형성되고 내적 성장을 이루어 삶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인용구의 신조어 따위로 사람을 레이블링 하지 않을 것이다.


옛날에 TV를 바보상자라고 했다. 피드백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나날이 발전하여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으로 넘어왔다. 우리는 더 다양한 곳에서 자기 할 말 하는 자극적인 그들을 멍하니 바라볼 뿐 스스로는 멍청함이 가속화되고 있다. 앞으로 세상이 원하는 건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들이 더 돈을 잘 벌 수도.


기술의 발전이 Living,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준다면 가치관의 성장은 Life,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 상식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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