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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Mar 24. 2024

뭘 하는지는 알고 들어오셔야 해요.

광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3. 매체의 역할

광고대행사 구조는 크게 기획/제작/매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획과 제작에 이어 이번 시간은 매체의 역할을 소개하도록 하죠.


기획이 전쟁에서 승리할 전략과 전술을 짜고 제작에서 그에 필요한 지형과 무기를 만들었다면 매체는 타깃을 타격하는 역할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과 제작물이 있더라도 타깃에게 적중하지 못한다면 의미 없는 곳에 돈을 쏟아부은 꼴이 되겠죠. 승천할 것이냐, 용두사미가 될 것이냐. 그 승패와 결과는 매체에게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체의 역할

ATL 광고 중심이었던 과거엔 매체를 '구매'한다는 개념이 컸습니다. 그래서 광고대행사 매체 담당자를 미디어 바이어라고 불렀죠. 지금도 특히 방송사 사람들이 바이어라는 지칭을 자주 씁니다.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들도 많더군요. (꽤 연차가 있으신 분들...)


하지만 디지털이 중심이 되면서 세상이 변했죠. 알 수 없던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은 남겨놓은 기록들을 통해 타깃이 되었습니다. 성별/연령/지역을 넘어 소득 수준/관심사/사용 앱/구매 기록 등을 추적하여 프로파일링 되고 세그먼트 되었죠.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매체도 순식간에 다양화되었습니다.


오늘날 이런 이유로 매체를 구매한다는 의미는 자연스럽게 희미해지고 타깃을 타격할 방법으로 매체를 모색한다는 뜻에서 미디어 플래너 혹은 퍼포먼스 마케터라고 불립니다.


#미디어 플래너

미디어 플래너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한다면, 매체 전략 수립/모니터링을 통한 효과 분석/ 보고와 대응을 통한 캠페인 안정화 및 최적화를 담당합니다. 광고주의 RFP와 기획에서 큰 틀의 전략을 흡수하여 타깃과 매체를 구체화하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매체의 미션이자 광고대행사가 광고주에게 약속한 목표를 이루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KPI라고 불리며 증명할 수 있는 숫자로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노출수/클릭수/조회수/도달수와 같은 지표이며 CTR, VTR 같은 률(%)로 잡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건 어느 정도 보수적인 목표 설정과 타기팅 장난질로 결과를 만들 수 있죠. 뭘 좀 아는 광고주라 하면 ROAS나 ROI와 같은 어려운 KPI를 준다던지, 브랜딩이라 하면 특정 개월 이후 조사하는 소비자 리서치에서 브랜드 인지도 등의 변화 유무를 통해 성과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목표를 이루기 위한 매스 미디어와 버티컬 미디어들의 기능과 특징을 알고 도움이 되는 타깃 밀집 매체는 어딜까? 이 매체는 어떤 타깃 옵션을 활용할 수 있을까? 광고주 매출에 도움이 되는 옵션을 제공하는가? 인지도 형성에 도움이 되는 옵션을 제공하는가? 등을 따지고 분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타깃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한 가지 매체만 사용하지 않기에 각 매체의 노출 빈도 설정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간을 설정하고 스팸이 될 수 있는 구간과 다중복 매체는 제외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배너, 동영상, 검색, 피드 다양한 지면과 소재 활용으로 사용 여정에 따른 적시적소 노출로 광고비 효율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규모가 큰 광고대행사라면 실무단에서 TV 담당, 옥외 담당, BTL 담당, 디지털 담당 등이 나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디어플래너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광고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적정한 예산배분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방송사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랩사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식으로 입 벌리고 있으면 특출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코치가 가져오는 전술을 이해하고 수정할 줄 아는 감독이 되어야 합니다.


#퍼포먼스마케터

미디어 플래너와 퍼포먼스 마케터 모두 수치적인 성과에 집중한다는 것에서 다름은 없지만 퍼포먼스마케터가 좀 더 큰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매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A/B 테스트를 통해 큰 전략을 바꾸기도 하며 소재도 변경하고 소재 안에 내용도 갈이하는 역할이기 때문이죠. 모든 건 수치에 기반합니다. 성과가 안 좋은 건 과감히 버리고 좋은 건 답습하는 거르고 벼르기에 탁월한 역할입니다.


AE의 기획 역할을 함께하기 때문에 주로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디지털 대행사에 존재합니다. 또한 퍼포먼스마케터는 광고대행사에만 국한된 역할이 아니기에 디지털을 다루는 모든 회사에 스페셜리스트로 존재합니다.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접점이며 광고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매체인 만큼 광고주는 캠페인에 따라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 동안 수억에서 수백억을 매체에 쏟아붓습니다. 어마어마하죠.


하루에도 수백에서 수천만 원이 광고비로 태워지는데 안일한 대응을 했다? 정신 차렸을 땐 이미 몇억을 까먹게 됩니다. 이로 인한 광고주의 압박... 팀과 회사를 향한 질타...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그렇기에 숫자에 민감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매체를 담당해야 합니다. 논리적이고 분석력이 있어야 하죠. 그러나 현실은 아닌가 봅니다. 기획은 전방에서 광고주에게 치이면서 큰 전략을 만들고, 제작은 특수 능력으로 결과물을 만드는데 비해, 매체는 후방에 배치되어 있다고 별생각 없이 들어와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역할은 아니지만 새겨들으셔야 합니다. 매체의 성과는 곧 캠페인의 성과이며, 캠페인의 성과는 곧 광고대행사와 광고주의 성과입니다. 기획/제작/매체가 협업하는 상황이라면 매체는 돈을 쥐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돈을 잘 쓰셔야 더 큰돈을 광고주에게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광고주와 첫 계약 이후 연장이 안 되는 이유의 대게는 미디어의 성과 평이 또는 미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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