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습'이나 '관계'가 아닌 '존재'를 사랑합니다.
영화는 제목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분리해서 보아야한다. 이 대사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자 하는 의지의 질문으로 느껴진다.
저 아세요?
중행(김의성)은 영수(김주혁)에게 민정(이유영)이 영수 몰래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한다. 영수는 중행의 말을 믿고 민정에게 화를 낸다. 이 일로 영수와 민영의 사이에는 틈이 생긴다.
민정(이유영)이 누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녀의 성격과 말투는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도 맞는지 모르겠고,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주변 사람도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민정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영화를 보다가 <우리 선희>가 떠올랐다. 세 남자의 감정이 민정을 향해 미묘하게 흐르는 것이 그 영화와 닮았다. 다른 점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메시지가 더 명확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민정은 ‘저 아세요?’라고 말한다. 그녀가 모른 척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는 것인지 혹은 그녀가 정말 쌍둥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하지 않다.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 지가 중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 그에 대해서 알고 나서 사랑하게 된 것일까, 사랑하니 알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그의 ‘모습’ 혹은 ‘관계’를 사랑하는 것인가,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것인가. ‘모습’이나 ‘관계’가 사라져도 그를 계속 사랑하는가. 이처럼,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순수한 사랑 영화라는 느낌마저 든다.
섣불리 안다고 했던 것 때문에
문제가 생겨서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친 것 같아
‘저 아세요?’라는 질문을 하며 다시 다가오는 민정을 보면 의아하지만 생기롭다. 마치 과거를 다 지우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든다. 영수(김주혁)는 민정에게 화낸 것을 후회하고 있고, 미안해하고 있었다. ‘저 아세요?’ 민정은 자신을 둘러싼 외적인 부분에 화를 낸 영수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일까.
과거에 알았건 몰랐건 지금
당신이 좋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