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필립스 감독, 2019년 <조커> 해설집-3
모든 사람에겐 삶의 주춧돌이 있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일종의 신념이다. 흔히 종교가 있을 수 있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이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삶을 지탱해주고 삶의 원동력이 된다. 그런데 만약 그 주춧돌이 붕괴된다면 어떻게 될까. 삶의 기준이 된 종교가 사이비범죄집단이었다면, 축구선수를 꿈꾸던 사람이 다리 한 쪽을 잃는다면, 내가 존경하는 인물이 나를 비난하고 조롱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평생 나를 속여왔다면, 가족을 위해 삶을 바친 가장이 가족을 잃는다면. 이러한 주춧돌의 붕괴는 인간을 어디로 끌고갈까.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는 한 인간의 주춧돌이 하나씩 붕괴되는 과정을 그린다. 결국 모든 주춧돌이 붕괴됐을때 인간은 어디에 도달하는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설득력은 상당해서 실제 사회문제로까지 번질 것을 우려하는 평론가들도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조커>가 빚지고 있는 과거 영화들부터 영화의 구조, 그리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논란까지 다룬다.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서 부득이하게 세 편으로 나눴다.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매장이나 아동병원 등에서 광대로 일하며 스탠드업 코미디로 성공하길 꿈꾸는 사람이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모인 페니(프란시스 콘로이)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는 매일 밤 어머니와 고담시 최고 토크쇼 진행자인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 니로)의 ‘머레이 쇼’를 보는 것이 가장 큰 낙이다.
아서는 웃음을 주는 직업을 가졌지만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발작적인 웃음 때문에 불편함을 안기기 일수다. 결국 이 부적절한 웃음으로 발생된 상황으로 인해 아서는 살인을 저지르게 한다.
왜 조커에 대한 기준은 다른가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은
관객 스스로 결론이 무엇인지
마음을 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