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자연광으로 찍은 롱테이크의 맛

by 글쓰는 백구

실화를 모티브로 한 레버넌트는 서부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사냥꾼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인디언 여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 호크랑 일행들과 사냥을 하던 중 곰에게 습격을 당해 위험해 처한 상태다. 인디언들에게 쫓기던 이들은 서둘러 요새가 있는 곳으로 떠나야 한다. 동료인 존 피츠제럴(톰 하디)는 방해가 된다고 느끼고, 부상 당한 휴 글래스를 아예 없애려 하다 그의 아들 호크를 죽이고 만다.

아쉬운 점은 너무 긴 러닝타임과 결말이었다. 그럼에도 초중반 스토리도 재밌고, 연기도 놀랍고, 촬영 방식도 기가 막혔다. 초반에 전쟁 롱테이크 장면은 마치 관객들을 전쟁 한가운데 떨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버드맨을 함께 만든 촬영 감독과 감독이 또다시 작정하고 만든 영화다. 자연광만을 사용하여 촬영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하다. 촬영감독에게 촬영을 배우고 싶다.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남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상 등 주요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3관왕을 차지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 영화는 디카프리오의 복수극을 표방하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있는 것은 생존이다. 드넓은 눈밭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살아남는 일이 모든 러닝타임을 다 소비하고

'아, 드디어 살아났네. 영화 끝난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 다시 복수극으로 돌아온다.




무엇을 위해 생존하는가. 살기 위해 살아남은 것인가. 복수를 위해 살아남은 것인가.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질문의 답은 더 모호해진다.

I'm not afraid to die anymore,
I've done it already.
(더 이상 죽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이미 한번 죽었으니까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자의 생존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두렵지 않다고 말하고는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이렇게 말한다.


Revengeis in God's hands,
not me...
(복수는 신에게 달렸습니다.
내가 아니라...)


아들의 죽음으로 복수를 생각하며 겨우 생존한 그의 말은 관객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인생무상이라는 건가. 영화를 보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질문의 답은 모두 다르겠지. 영화를 통해 관련된 생각에 잠기는 것은 즐겁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죽음에서 돌아온 그가 살아남는 과정으로 갈음해볼 수 있다. 영화 중반에 내가 했던 '왜 사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휴 글래스가 대신 답해주었다.

복수는 신에게 달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