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
일주일의 오로빌 생활을 끝내고 첸나이에 도착했다. 단지 하룻밤을 지내며 짧은 일정을 보낼 이 곳에서는 무엇을 하기보다 인도 대도시는 어떤 모습을 하는지 궁금함을 해소해보려고 한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사람 사는 곳은 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일찍 잠에 들었는지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약간 허기진 마음에 첸나이 사람들이 먹는 아침거리는 뭐가 있을까 하고 호텔 문을 나서 길을 걸었다. 이들리나 사모사를 먹고 짜이를 마시느라 분주한 길가 사이에 인력거에 토마토를 쌓아놓고 파는 아저씨를 보았다. 있는 힘껏 1킬로, 10루피를 외치는 아저씨. 200원이 채 되지 않는 돈으로 수십 개의 토마토를 가져갈 수 있는 거다.
이 나라의 물가는, 재화의 가치는 인도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어젯밤 갔던 펍에서 300루피가 넘는 안주를 거의 먹지 않은 채 두고 나가는 인도 사람들을 보았다. 지금 첸나이에서 크게 마음먹고 지내는 숙소는 9천 루피가 넘는데 수많은 인도 사람들이 여기에 묵고 있다. 이 사람들에게 10루피는 토마토 장수의 10루피와 어떻게 다를까. 한국이라고, 또는 다른 나라라고 다를 건 없지만 인도에서는 두 부류 간의 거리가 어느 나라보다 크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