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을 나는 백구 Nov 12. 2023

D-4

  새벽에 계속 달리는 꿈을 꿨다. 교사 그만둔 지가 언젠데 학교에서 수능 감독을 하고 있었다. 근데 시험지 수령을 못하고 있었다. 계속 교무실을 찾아 뛰어다녔다. 꿈속에서 현재 재수종합반에 다니는 우리 반 친구도 만났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숫자 표시를 했다. 그게 틀린 개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본 모양이다. 

  수능 시험이 4일 남았다. 아직도 이런 꿈을 꾸고 있다니 어이없다가도 아이들 시험이 내게는 참으로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와 함께한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최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아이들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애착이 간다. 처음 맡은 예체능 아이들이라 그런 것도 같다. 

  날이 춥다. 독감도 유행이다. 이젠 아이들이 독감과도 싸워야 하니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흔들림 없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 수능은 끝이 아닌 20대의 시작이니까. 버티고 싸우고 이기는 법을 배우는 첫 관문이니까.

  아침에 모 국제고 교장으로 근무 중인 선배로부터 카톡이 와 있다. 딸이 결혼한단다. 축하해 달란다. 아... 그 선배와 근무한 지도 10년이 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내 무의식 속에는 아직도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때의 잔상이 많이 남았나 보다. 그게 미련이든, 그리움이든, 악몽이든 간에. 

매거진의 이전글 수능까지 파이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