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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Dec 06. 2023

더디게 오는 날, 빨리 오는 날

시간은 내게 늘 상대적이다.

  사무실을 얻어 일하기 시작한 지 벌써 4년 차다. 매월 3일은 사무실 임대료 내는 날. 분명히 지난달에 월세를  냈는데 이번 달에 또 내란다. 아무리 날짜를 세어봐도 1달이 지난 게 맞는데도 난 엊그제 월세를 입금한 거 같아 매번 당황한다. 


  이렇게 자주, 그리고 빨리 오는 날들을 떠올려 보았다. 매월 한 번씩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약을 받아먹는다. 이 날도 생각보다 빠르게 온다. 물론 은행 대출 이자 내는 날도 너무 빨리 온다. 그래서 통장에서 이자가 빠져나간 날은 자꾸 대출 계좌를 몇 번씩 확인해 보곤 한다. 무엇보다 월요일은 왜 이리 빨리 오는지 모르겠다.

  하긴 더디게 오는 날들도 있더라. 월급날은 진짜 느리게 찾아온다. 내 생일도 참 천천히 온다. 토요일도 분명 7일 만에 오는 날이지만 참 늦다는 생각이다. 재수종합반 종강 날짜는 왜 이리 안 오는지......

  지금은 재수종합반 종강을 하고 잠시 휴식 중이다. 물론 나는 /입/시/공/방/을 계속 운영해야 하니 바쁘기는 하지만 새벽에 일찍 출근하지는 않아서 다소 몸이 편하다는 생각이다. 수능 끝나고 나면 이렇게 잠깐 동안 쉬는 날들이  재수 종합반 강사에게는 참으로 꿀맛 같은 시간이지만, 이 또한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 곧 있으면 나는 또다시 내년 종강일을 기다려야 한다. 느리게, 천천히 오는 재수 종합반 종강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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