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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Jan 10. 2024

수시 논술을 위한 책 소개

개정판 집필 완료 [대입 논술의 정석]

  작년 초판을 집필하고 출판한 이후 개정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호응과 격려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힘이 됩니다. 개정판 서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썼습니다. 


  논술 교재를 집필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처음 책을 집필할 때는 


    ‘학생들이 요즘 같은 때에 인문 논술 교재에 관심이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막상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 예상외의 호평과 판매 실적을 듣고는 많이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 책을 집필할 때 목표는 2년 안에 초판을 모두 판매하여 책을 읽고 논술 시험을 본 학생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었는데 1년이 안 되어 개정판을 준비하게 된 것은 현 입시에 대해 수험생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어서 씁쓸한 마음도 든다.


  논술 시험의 특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한 마디씩 언급해 왔는데 대체로 공감이 가는 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선, 


  “논술은 정답은 없지만 좋은 답은 있다.”


라는 말이다. 그렇다 우리가 논술 답안을 작성할 때 정답에 맞게 쓰려면 제대로 글이 써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자신의 답이 좋은 답이거나 가장 좋은 답이라는 확신을 갖고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물론 그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부단한 연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 논술 경향으로 볼 때 ‘정답이 없는 논술’이라는 말은 다소 틀리게 보이기도 한다. 우선 논술의 문제가 짧아지고 전체 문제를 부분으로 끊어서 출제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예시답안에 나온 내용과 어느 정도 유사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가천대, 고려대 세종, 동덕여대, 삼육대, 서경대, 수원대, 한국공학대, 한국기술교육대, 한신대 등에서 실시하는 ‘약술 논술’의 경우에는 정답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물론 50자 내외의 약술을 하는 논술 문항도 있지만 대개 고등학교 시험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주관식 단답형 문항도 출제되는 추세이니 정답이 있는 논술도 존재한다고 봐야 옳다. 


  다음은 


  “논술 답안은 창의적으로 작성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라는 말이다. 이 말로 인해 논술 시험을 치른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평가의 모든 과정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곤 했다. ‘창의성’이라는 말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범위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단어가 지닌 막연하면서 추상적인 어감으로 인해 시험을 보는 당사자들은 무척이나 두렵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은 ‘창의성’이라는 말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걱정에 불과하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성질’을 말한다. 이때 새롭다는 말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그야말로 완전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럴 때 ‘창조’라는 말을 써야 옳다. 세상 그 어떤 발명품도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따라서 ‘창의성’이라는 말은 이렇게 바꿔서 풀어 말해야 옳지 않은가 싶다. 

“기존에 있는 내용을 근거로 남보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논술을 해 나가는 성질”

물론 논술한 내용이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할 뿐만 아니라 출제자가 요구하고 있는 답안에서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좀더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술 면접과 논술의 관계에 대한 말이다. 


  “논술은 글로 쓰는 구술이고, 구술은 말로 하는 논술이다.”


이 말이야말로 최근 대학에서 추구하고 있는 입시안과 매우 잘 맞아떨어지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고교 내신은 5등급제로 변하게 된다. 내신 등급 간의 폭이 넓다 보니 대학은 내신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어렵게 된다. 결과적으로 내신과 수능과 면접 등 다양한 요소를 입시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다가오는 입시에서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의 구분, ‘이과’와 ‘문과’의 구분을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글로 작성하는 논술이 아니라 수험생을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대화를 통해 상대의 성향과 그간의 노력, 전공적성, 발전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면접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논술만을 준비하려는 학생이 아니라 면접을 위한 배경 지식 쌓기, 답변 요령 익히기 등에도 활용하기 좋도록 만들었다. 

  처음 논술 책을 출판하자고 진우성 편집장이 제안해 왔을 때, 주저했던 마음이 초판을 출판하고 나서는 내용을 좀더 추가해 보자는 의욕으로 변한 것은 모두 책을 읽고 응원해 준 독자들 덕분이다. 물론 가장 감사한 사람은 지금까지 나와 함께 한 수험생들이다. 아내와 아들, 딸에 대한 고마움은 덤으로 남겨 둔다. 


                                                                                            2023년 12월 /입/시/공/방/에서

                                                                                                                              강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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