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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정리

현재에 집중하기

by 하늘을 나는 백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보면 과거 친구들이 가끔 눈에 뜨인다. 특히나 고등학교 동창들과 대학 동창들의 모습은 참으로 낯설기만 하다. 우선 고등학교 친구들은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굴도 그렇고 이름도 그렇다. 그냥 동문이니까 동문으로 알고 있는 셈이다. 대학 동창들은 얼굴도 생생하고 이름도 당연히 잘 기억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학창 시절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던 친구들 대부분 그저 평범한 일상을 지내고 있다. 의아한 것은 민족이니 민주를 그렇게 외치던 친구들이 버젓이 교수나 기업 운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도 역시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나만큼이나 많이 변했나 보다.

그들끼리는 그렇게도 즐겁게 안부를 묻고 살아간다. 적어도 SNS에서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친구 신청에 허락을 한 탓도 있겠지만 난 그들의 일상이 그리 궁금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들의 모습을 봐야 하는 것도 의외로 신경이 쓰인다. 나이가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오늘부로 과거 내 삶의 과정을 스쳐 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내 공간을 점령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인간관계를 계산적으로만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소 안부도 묻지 않고 안부도 궁금하지 않은 이들의 모습을 꾸준히 봐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내 삶과 주변인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서이다.

이런 이유에서 오늘의 SNS 콘셉트는 '정리'이다. '정리'를 잘하면 좀 더 현재의 삶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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