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을 위하여~
윤오영은 자신의 글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가난한 것이 비극이 아니라 가난한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비극이다.
물론 이 말은 가난한 삶을 살더라도 청빈하면 될 것이오. 청빈한 삶을 산다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으니, 굳이 가난하다고 마음에 고통을 지닐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내 멋대로 글을 이해하는 버릇이 생겨 버렸다. 이걸 '감정적 오류'라고 해도 좋다.
재수를 하는 것이 비극이 아니라 재수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비극이다.
언제부터인가 '재수'란 말이 '죄수'와 동어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뭐 때로는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말도 있으니 재수생활을 하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생활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늘 불안과 초조에 힘겨워들 한다.
아이들은 불안하면 회피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가령, 수시에 집중하겠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이런 아이들은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겁먹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어찌하겠는가? 이 생활은 수능과 입시가 모두 끝나야 끝나는 것을. 그런 이유로 나는 다시 아이들에게 말해 본다.
재수 생활이 고통이 아니라 재수 생활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고통이다.
유명 영화배우이자 코미디언이었던 찰리 채플린이 말했다고 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우리들 인생만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