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등록하고 더 쉽게 환불하고
요즘은 학원 등록과 퇴원이
헬스클럽 출입보다 가볍다.
결제 후 두세 번 오지 않다가
잘 안 맞는 것 같아서요.
라는 말 한마디로 퇴원하는 일이 일상이다.
교실의 문이 닫히기도 전에
학생은 떠나고,
담임도, 강사도,
누군가와 ‘관계’를 만들 기회조차 없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아이들은 장기 계획을 세우는 훈련을 하지 못했고,
부모는 결과만 빠르게 원하는 소비자가 되었다.
공부의 ‘과정’에 대한 고민은 꺼내기도 전에
결과가 왜 안 나왔냐
는 질문이 먼저 날아온다.
학원은 교육 공간이기보다
‘성적 개선의 서비스 업체’가 되었고,
그 ‘서비스 만족도’는
고작 2주 안에 평가된다.
(더러는 반나절 만에 평가되기도 한다.)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은?
애정을 쏟고
계획을 세우고
관계를 만들고자 애쓰지만,
그 관계는 대개
학생이 떠난 후에야 무너진다.
학생은 "선생님이 싫어서" 떠나지 않는다.
그저 "느낌이 맞지 않아서",
"그냥 분위기가",
"저랑 안 맞아요"
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결국 남는 건 질문 하나
‘교육’은 얼마나 관계를 필요로 하는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관계를 기다릴 수 있는가?
‘아이의 성장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교육자다.
'아이의 성장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부모다.
하지만 기다림에는
시간뿐 아니라 신뢰가 필요하다.
요즘은 그 신뢰의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