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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Mar 04. 2023

상담2

조금더 가까이

  개강 2일차 

  상담이 계속되고 있다. 이젠 아이들이 언급하는 전형 관련해서 나도 한 마디 얹을 정도의 귀동냥은 한 듯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여 주는 자세다. 아이들이 말을 쏟아내는 걸보면 실기 학원서는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듣기 보다는 많이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학원을 보낸 부모님들의 걱정이야 말해 무엇하겠나. 그런 마음을 헤아려보고 자습하는 모습이라든지, 상담 후 밝게 웃는 사진을 찍어 보내드려본다. 부모님들이 다양한 반응 끝에 항상 '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은 얹는다. 

부모 마음은 누구도 다르지 않다.



  학생의 개인 정보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은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겠다. 다만, 입시가 끝나면 모든 내용을 정리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기록할 것이다. 

  A는 작년 고려대학교를 지원했다가 정말 아깝게 불합격한 사례다. 본인이 생각하는 실패의 원인은 역시 성적이다. 성적보다는 실기가 꽤 잘 나온 편이지만 결과적으로 상위권 대학은 성적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올해 성적을 끌어올려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로 다짐해 본다.

  B는 작년 서경대, 건대, 건대글로컬에 지원했다. 실기 비중이 크고 모두 실기 시험이 개성적이고 특이한 곳이다. 이왕 재수를 결심했으니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려 작년과 다르게 비슷한 유형의 시험을 보는 학교로 몰아 지원해볼 생각이다. 작년에 지원했던 학교들은 실기 전형에서 실천해야 할 과제에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유사한 유형의 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를 찾아보니 건대, 한양대, 중앙대 등이 보인다. 결국 전과목 2등급~2.5등급은 맞아야 할 것 같다. 

  C는 작년 실기 시험 준비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학원을 (가)에서 (나)로 바꾸려고 한다. 홍대 근처 학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나 건국대에서 디자인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전과목 2~3 등급을 맞아야 한다. 그렇다고 실기를 놓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 주 3회 정도 저녁에 나가 실기를 준비한다.

  D는 조소가 전공이다. 작년 정시에서 예비번호를 부여받았지만, 조소과 뽑는 인원이 워낙 적다보니 번호가 잘 돌지 않았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와 유사한 학교와 더불어 조금더 높은 학교로 정했다. 본인 판단으로 실기와 수능 성적이 합격선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고 했다. 조금만 노력하면 예전에 서울대 조소과 합격했던  H군의 신화를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는 영화를 전공하려고 한다. 시험 과목에 시나리오 창작과 작문이 포함된다. 현재 본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능 준비에 있다. 또한 다른 친구들과 달리 수학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그 이유는 영화로 승산이 없다면 과감하게 미디어로 방향을 틀어 지원한 후 진로와 직업을 모색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똑똑한 아이라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외에도 여러 학생과 상담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구체적인 합격 요인 가운데 내가 신경써야 할 부분은 전체 수능 성적과 그 중에서 특히 국어 점수다. 그런데 아이들이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수업시간에 오랜만에 몸에 땀을 흘리며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열강을 했다.

아마도 하나님이 내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신 것 같다.
이왕 하는 것 그냥 1등이나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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