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차가운 칠판을 보며
어깨를 들썩이던 너.
아무 말도 할 수 없던
막막한 침묵 속에서
나는 보았다.
그 흔한 위로조차 못하던
내 위선을
세상의 눈치를 보던
차가운 눈빛을.
너는 부끄러워 울었고,
나는 너를 보며
죄책감에 울었다.
무거운 어깨를
내가 질 순 없었고
아픔까지
나눌 수조차 없었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
너는 세상의 벽을
나는 네 눈의 벽을
그렇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또
무력했을 뿐이다.
그 칠판에
나는
결코 지울 수 없는
나의 비겁함을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