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음에 대하여
흔들리는 불빛 아래
한 땀 한 땀 채워가는
초연한 기다림.
그리움에 녹아내린
한없는 절규를
오늘도 삼켜야 한다.
금방은 끝나지 않을
거짓으로 얼룩진
어두운 그림자.
이제는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욕망의 끝을 보아야 한다.
더는 참을 수 없는
혼돈의 숨소리가
시원하게 씻겨가도록,
조금씩만 만족해야 한다.
그마저 어렵다면,
차라리 잊어야 한다.
잊음조차 버려야 한다.
저들이 내뱉는
가혹한 말들 속에
조각나 가는 나처럼
그렇게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