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닿는 소리
네가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때
내 시선은 널 비추고 있었어.
내 속에 가득한 믿음으로
널 보고 있었어.
끈적이는 공기 속을
더듬이는 네 시야를,
추억만큼 짙은 신념으로 볼 수 있었지.
둘러싼 어둠만큼 넌 기대하고
스며든 공기만큼 난 기다리지.
우리가 선 자리는 그냥,
현실이더라.
그래도
붉게 물들어 가는 욕망의 그림자로
하얗게 어둠을 꿰뚫고
나를 갉아먹는 밤의 정령들을
모두 다,
삼켜버릴 수만 있다면,
혹은,
그 대가로
널
잠시 잊을 수만 있다면,
침묵.
서로의 영혼이 닿는 소리.
오직
네가 닿을 수만 있다면,
나는 그냥,
여기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