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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노래

침묵에 대하여

영혼이 닿는 소리

by 하늘을 나는 백구


네가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때

내 시선은 널 비추고 있었어.


내 속에 가득한 믿음으로

널 보고 있었어.


끈적이는 공기 속을

더듬이는 네 시야를,

추억만큼 짙은 신념으로 볼 수 있었지.


둘러싼 어둠만큼 넌 기대하고

스며든 공기만큼 난 기다리지.


우리가 선 자리는 그냥,

현실이더라.


그래도

붉게 물들어 가는 욕망의 그림자로

하얗게 어둠을 꿰뚫고


나를 갉아먹는 밤의 정령들을

모두 다,

삼켜버릴 수만 있다면,


혹은,

그 대가로

잠시 잊을 수만 있다면,


침묵.

서로의 영혼이 닿는 소리.


오직

네가 닿을 수만 있다면,

나는 그냥,

여기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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