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지워보기
슬픔을 억누르며 기다려도
어제보다 나은 날은 오지 않았지.
결국 오지 않을 연락
부서지는 노을 보며 잊어갔어.
멈춰버린 인스타 알림음
허망한 DM까지
아직은 괜찮다는 거짓말로
애써 가리우며
가만히,
가만히,
오늘을 지워야 해.
처음부터 지우기 어려울 땐
오늘부터 지우면 돼.
내일이 올 것 같지 않아도
오늘은 지워야만 해.
그리고,
그려야지.
꿈속을 머뭇거리던
하얀 새벽 별을 그리면
순간의 아픔은
오늘로 사라져 가니까.
아픔은
그리움이 만든 처절한 외침.
진한 소독약으로도
끈적이는 반창고로도
가릴 수 없는
깊게 파인 마음의 흉터.
그 흉터가 아물 때까지
내일로 걸어야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