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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Mar 22. 2023

책임과 권한 사이

책임은 나누고 권한은 누린다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리더가 조직을 이끄는 방식에서 특이한 점을 찾을 때가 있다. 특히 중간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의 경우 그 위치에서 오는 애매함 때문인지 자신의 역할과 할 일보다는 자리 보존에 급급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흔히 책임과 권한 사이의 딜레마가 생기게 된다. 이론적으로야 책임을 지고, 권한(권리) 나눠야 하겠지만, 대부분 권한은 혼자 누리고, 책임은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한다.

책임을 나누고 권한은 혼자서 누린다고?


  학원에서 원장과 강사 일을 함께 해 온지 어언 15년 정도가 흘렀다. 순수하게 강사 입장이 아닌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중간 리더를 보다 보면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도 자신의 권한은 빼앗기지 않겠다는 고집스러운 모습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학생 모집과 관련된 책임은 온전히 모집 책임자가지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꼭 직제상 존재하지도 않는 팀장이나 과장이란 사람들을 부추겨 함께 학생을 모아달라고 부탁한다. 만약 학생이 잘 모이면 그 공은 온전히 책임자 몫일게다. 하지만 모집 상황이 이전만 못하다면 그 책임은 함께 나누면 된다.

잘 되면 내 덕이요, 안 되면 네 탓이로다.


  예술과 체육 전공 학급을 재수 종합반에서 맡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한 없이 착하고 순수하다. 이런 아이들을 만나게 해 준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획해 나가고자 한다. 학급 모집이 잘 된 것은 아마도 자신들의 공인 듯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학급에 이탈자가 생기는 것은 담임의 역할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고 싶어한다. 담임의 경우는 다른 선생님들에게 그 책임을 넘기고 싶어 하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파멸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는 '산티아고'의 말처럼 좁은 세상에서 뭐 얼마나 더 벌고, 즐기겠다고 누군가를 누르고 책임을 전가하겠단 말인가. 얕은 생각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것이 '진정성' 아닌가?

책임을 지고, 권한을 나누는 모습이 그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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