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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Sep 10. 2023

수시 지원의 원칙

모평 점수 활용법

  흔히 수시 지원은 '논술 전형'이 되었든, '학생부 종합 전형'이든, '교과(학교장 추천) 전형'이든 일단 상향 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재수종합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말이다. 내년 모집 상황이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논술 전형'을 생각해 보자. 논술 전형의 경우 논술 점수와 학생부 교과 점수 그리고 수능 최저 등급제 등을 활용한다. 만약 모평에서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고 있다면 당연히 그 점수 안에서 조금 더 상향 지원을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다. 하지만 조금만 냉철하게 생각해 보면 학생의 논술 실력이나 성향이 그 학교 문제와 잘 맞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더 중요한 점은 본인이 작성하는 원서 가운데 적어도 1개는 현재 모평 점수를 백분위로 환산한 뒤, 전년도 동일 학교, 학과에 정시 점수로 합격 가능한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모든 지원 학교, 학과가 상향 지원이라면 최악의 상황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적정 수준의 지원을 1개 정도는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적정 지원은 당연히 수능 이후 논술 시험을 치르는 학교여야 한다. 만일 수능 시험 점수가 잘 나왔다면 응시를 포기하면 될 일이다. 혹시 수능을 잘 못 봤고, 최저는 간신히 맞춘 상태라면 고민 없이 지원한 곳의 논술 시험을 치르는 것이 좋다. 

  다음은 '학생부 종합 전형'이다. 이 전형은 고등학교 재학 3년 내내 그 학과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지원해야 합격 확률이 높아진다. 이 전형은 단순히 교과 점수나 수능 최저만 맞추었다고 해서 합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수능 최저 등급이 적용되지 않는 학교가 많으니 당연히 누구든지 지원은 가능하다. 게다가 학생의 학생부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무언가 열심히 살아온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착시 현상이다. 대부분 학교 생활을 원만하게 한 학생이라면 당연히 내용이 극단적으로 좋지 않거나 문제점이 두드러지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교과 등급이 어느 정도 나온다면 대개 거기서 거기인 내용들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이걸 본인의 경우에만 한정해서 믿어버리면 잘못된 지원 결과를 갖게 된다. 말 그대로 학생부를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는 전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꼭 쓰고 싶다면 1~2개 정도를 적정 내지 상향으로 지원해 보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교과 전형'이다. 이 전형은 말 그대로 교과 점수로만 합격자를 선발한다. 당연히 학교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학생부 교과 성적의 경쟁력이란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만일 교과 평균 점수가 2.0이고, 9월 모평 평균 등급이 3.0 정도라면 당연히 교과 성적의 경쟁력이 높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교과 평균 점수가 2.0인데 9월 모평 평균 등급이 1.5라면 이 학생의 경우 교과 성적의 경쟁력은 낮다고 봐야 한다. 결국 정시에서 수능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이 더 좋아진다는 말이다. 이럴 때는 적정지원을 하게 되면 오히려 후회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모의평가 점수와 교과 점수를 적절하게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수능 시험이 2달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시험 점수를 많이 올릴 수도 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본인의 수준과 전략은 고려하지 않은 채 친구들이 종합 전형을 쓴다고 해서 인터넷에 매달려 대학을 검색하고 있거나, 학교장 추천 전형의 기회가 많아졌다고 해서 내 수준과 맞지 않는 대학을 지원하고 꿈에 부풀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시험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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