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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Oct 11. 2023

28학년도 입시 개편 시안을 보고

내신편

  교육부에서 28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물론 언제든지 수정 가능하다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많은 학부모들은 대입 전형의 큰 변화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우선 내신 반영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이전(6월 발표안)에는 공통 과목의 경우 원점수와 평균, 수강자수, 석차등급(9등급), 성취도(5단계), 성취도 분포 비율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선택과목(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은 원점수와 과목평균, 수강자수, 성취도(5단계), 성취도별 분포 비율을 제시하기로 했었다. 공통과목 점수에서 석차등급을 빼고 제시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10월 발표에서 바뀐 부분은 전 과목 모두 원점수, 과목평균, 수강자수, 석차등급(5등급), 성취도(5단계), 성취도별분포비율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전 안과 비교할 때 정확하게 바뀐 부분은 고교 2학년부터 배우게 되는 선택과목도 공통과목과 마찬가지로 석차등급을 표기한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 9등급의 석차 등급을 5등급으로 줄이기로 했다. 5등급으로 바꾼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의 학교들은 수강인원이 적은 경우 1등급 학생이 없어지는 과목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9등급의 석차 등급을 5등급으로 줄이기로 했다.
5등급으로 바꾼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의 학교들은 수강인원이 적은 경우 1등급 학생이 없어지는 과목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원에서는 어차피 내신 비율이 2등급(누적 34%) 안에 들지 않으면 대입 수시 전형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리고 시험을 잘 봐야 하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점수를 높게 받아야 하고 성취도는 무조건 A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특이다. (학원 曰)

 이 말은 정확하게 틀린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현재 중2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지필고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행평가와 논술, 서술형 평가를 통해 평소 누적된 점수가 더 많이 반영된다. 가령, 지필고사를 원점수 100점 만점에 50점밖에 받지 못했어도 다양한 수행 점수와 평가를 통해 총점에서는 90점이 넘는 A등급에 1등급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지필평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에서 20% 내외로 줄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평소 발표와 쓰기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생이 좋은 내신을 가져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좋게 쓰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특정 과목에 열정과 능력을 보인다면 얼마든지 세특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게 본질적인 정성평가의 원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2년 개정된 교육 과정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국어과목(쓰기)의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물론 현 중2학생들의 경우를 생각해도 선도학교 등에서 활용한 예를 바탕으로 볼 때, 이러한 평가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원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신 시험을 잘 봐야 내신 등급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오히려 중2 때부터 읽고 쓰고 발표하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만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사실 5등급제로 바뀌면서 3등급 정도를 받는 학생이면 무난하게 지방 4년제 대학교에 내신만으로도 합격이 가능할 것이며, 2등급이라면 인서울도 가능한 때가 올 것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대입 정원이 상대적으로 확대된 것 같은 효과 때문이다.

  여기서 고민할 지점은 바로 서울 상위권 6~7개 대학의 전형 문제다. 내신의 변별력과 수능의 변별력이 줄어들었다는 전제로 볼 때, 결과적으로 대학별 고사의 부활을 예상할 수 있다. 논술과 면접 등이 입시의 중심이 될 날 이 머지않았다.

  이번 발표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는 걸 대부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건 바로 수능의 본질적 변화에 대한 문제이다. 앞으로 수능도 IBT나 토익처럼 온라인 기반으로 태블릿등을 이용하여 시험 보고 AI가 채점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능의 경우도 변별력이 크지 않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해력 향상과 쓰기 능력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 내용에서 이어 언급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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