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도 계획도 결심도 지겹다
신년계획이요?
계획 세우고 목표 세우고 다짐하고...
그래봤자 또 실패할 건데 뭐 하려 해요.
포기하는 게 훨씬 편해요.
난 어차피 안 될 사람이에요. 의지도 약하고, 한심하고, 게으르고. 선생님도 솔직히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알아요.
꿈같은 거 꾸면 뭐해요.
남들은 청춘이다 꿈이다 하며 눈 반짝거리는데 저는 그런 거 갖는 순간 내가 한심한 인간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는 수단일 뿐인데 굳이 꿈을 갖고 살아야 하나요?
이렇게 그냥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 먹고
살이 30kg 늘어서 입던 옷 다 버리고
사람들 안 만나고 대충 숨만 쉬고 사는 삶.
이게 더 편해요.
친구들 가족들은 예전엔 살 빼라, 뭐라도 해봐라 하면서 응원했는데 내가 또 며칠만 했다가 다시 무너지는 걸 30년 동안 지켜봤잖아요.
이제 아무 말 안 해요.
그들도 결국 날 포기한 거겠죠.
아, 얘는 안될 애구나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니 내게 꿈이나, 퇴원 후 계획, 목표 이런 거 묻지 말아요. 선생님도 절 포기할 거잖아요.
그 말을 혼자 꾹꾹 누르고 혼자 삼키면서 하루하루 버텼던 날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아요.
한 가지 확실한 건 당신은 게으른 사람이 아니에요. 실패를 겪으면서도 계속 다시 해보려 했던 사람은 절대 게으른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무너졌던 순간과 결과로 실패라 판단하겠지만, 저는 그 과정에 있던 '다시 해보려고 했던 용기'에 기특하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실패한 이유는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혼자 바뀌려 했기 때문이에요. 당사의 환경, 감정, 스트레스, 습관을 같이 바꾸는 방법을 아무도 알려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원래 목표만 보고 달리면 무너져요.
진짜 오래가는 사람은 과정을 버티는 사람이에요.
조금 늦어도 되고 힘들면 멈춰도 되고 다시 돌아와도 돼요.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요. 당신을 위해서 오늘 단 1mm라도 움직였다는 사실이 중요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난 안 될 사람이라서 포기하고 살겠다”라고 말하면서도
당사 마음 한편에서는 조금이라도 바뀌고 싶어서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 작은 신호가 아직 살아 있는 희망이고
이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해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내일 또 넘어져도 괜찮아요.
다시 돌아오면 돼요.
처음처럼 늘 믿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