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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현 Sep 21. 2015

전 부칠래? 방송 볼래?

유부녀의 불타는 출근 의지

 민족의 대명절 추석!

 추석 연휴 생방송 편성이 확정됐다. 결혼한 여자 PD님들이 평소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PD뿐만 아니라 여자 쇼호스트, 여자 MD들도 마찬가지. '혹시라도 내 상품이 연휴 때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사심 가득한 표정이다.


 결혼한 여자에게 명절이란 연휴인 듯, 연휴 아닌, 연휴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이기 전에, 역시나 한 집안의 며느리임을 망각할 수 없다.


 나는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새댁이다. 시댁의  매운맛은커녕 매콤 비슷한 맛도 못 느껴 봤으며, 어른들은 모두 나를 애기라며 감싸 안아주신다. 그런 분위기의 시댁인데도, '전 부치기'와  '방송 보기'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망설이는 것 자체가 내숭 아닐까?


 나 역시 명절이 다가오자 방송에 대한 없던 사명감도 생기고, 팀원의 안일한 명절을 위해 휴일 출근의 희생양이 되길 자처한다. 출근을 싫어하면서도 꼭 이럴 때만 회사를  그리워하니, 나도 참 간사하기 짝이 없다!


 사람이 마음을 나쁘게 먹으면 벌을 받는다고 했던가. 그토록 원하는 추석 방송을 받았으나, 그 시간은 바로 9월 29일 화요일.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다. (지금도 울고 싶은 심정이다.) 며느리의 본분도 다하고, 회사의 추석 매출도 견인하는 원더우먼 코스프레를 하게 된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일단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추석 연휴 때 일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길!


즐겁고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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