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피아노 학원 플랜테리어

바다소리 식물 친구들과의 일상....

by 김정윤

지난주는 추워도 추워도 이렇게 추울 수가 있었나... 싶다


평상시 정남향의 따뜻하던 바다소리 홀 역시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으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지금 시기 역시 별일이 다 있는 세상이니...


이까잇 추운 거 정도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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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이번 추위로 실내라 괜찮을 주 알고 방심 한 사이


많은 식물들이 얼어주거 따......ㅠㅠ


창가에서 들여놓았어야 하는데.... 나도 경험이 엄써가지고 ㅠㅠ


얘들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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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김원장은... 주말에 갑작 지저분한 바다소리 화분들을 정리하였다.




힘이 다해 낙엽이 되어버린 잎사귀들 정리하고


죽어버린 화분들은 모두 따로 꺼내어 또 치워본다.





바다소리 오픈한 지 한 15년 정도 될 때까지는


창가에 거의 화분 같은 건 두지 않았다. ㅎㅎ


청소하기도 버겁고.... 무엇보다 너무나 무관심하여


어떤 식물이든 잘 죽이던 시절이 이었기 때문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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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미세먼지 악화로 실내공기 정화를 위해서 하나 둘 키우기 시작한 바다소리의


식물 친구들은 어느새 너무도 무성해졌다...


처음엔 깔끔한 거 좋아하던 내 기준에는 식물의 형태도 깔끔 지 않다고 여겨서 ㅋㅋ


이런 유기적인 모양을 지닌 식물을 창가에 두는 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ㅎ 어느새 하나 둘 자리를 잡더니


이제는 제법 바다소리의 허파 역할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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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일터에서 숨 쉴 틈 없이 살아오신 우리 바다소리의


성인 수강생 여러분들 이곳에 오셔서 맑은 공기 많이 드시라고 ㅎ



브라질에서 개발한 6천만 원짜리 무슨 인공 나무는 1그루로


1만 2천 명의 사람들에게 산소를 제공한다 하지만....


우선 우리는 100평도 안 되는 실내이니


약간의 비용과 애정만 가진다면 그럴 것까지 없다고 본다.


실내에 화초가 많으면 확실히 공기청정기 만으로 커버가 안 되는


상쾌한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광고용인 줄 알았는데.... 지쨔다!




한참 미세먼지 많을 때 내외부 공기 차이가 엄청 심할 때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매우 공감하셨을 터....


무튼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점점 더 식물 친구들에게 애착을 가지게 되었고


여러 해 같이 지내면서 결국 나와 잘 맞는, 혹은 어디에서도 잘 클 수 있는


아이들을 한눈에 더 빨리 알아보기 시작했다.



올봄에는 또 새로운 친구들을 불러 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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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말 신기 한 건 여기도 땅이라고 ㅋ 화분에 자꾸만 잡초가 생긴다....ㅋㅋㅋ


어째서 실내의 화분에 이러한 잡초가 자라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자연은 정말 위대하다.


이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서 어떻게든 살아내는 게...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어떻게든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ㅎㅎㅎ


잡초보다 더 강하게 ^^



그르지만 정말 너무나 미안하게도


원래 목적의 관상용으로 들여온 아이들이 잘 안 보여서.... 쏴 아리~


잡초라고 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제. 거. 작. 업 하였다 ㅠㅠ


잘 보면 이 이름 모르는 아이들도 참 예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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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 잘 살아있는 아이들은 낙엽 주워서 버리고, 이번에 얼어붙은 잎사귀들도 잘 정리하고


솎을 건 솎아서 단장해주었다.


맨날 바다소리 홀을 가로질러 손 씻으러 갈 때마다


지저분한 창가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좋질 않았는데....ㅎㅎ


아주 그냥 속이 다 후련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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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직접 공간을 바꾸거나 어떠한 변화 주는 걸 통해서


마음 정리도 함께 하게 되지 않는가 ㅎ


그래서 나도 가끔 바닷소리 책 정리, 화분 정리, 가구 배치 바꾸기 같은


직접 정리와, 기분 나면 혼자 페인트도 칠하는데 ㅎㅎㅎ


그중 기분전환에 가장 좋은 방법은 페인트칠이다 ㅋㅋㅋㅋ


때 묻은 얼굴에 예쁘게 화장해주는 느낌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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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토분에 꽂혀서 제주도에서 대량으로 주문해 가지고 와서 ㅎ


주로 토분에 심은 나의 어여쁜 화분들. ^^


이건 여담이지만.. 토분은 더운 나라에서 많이 생산하는 것 같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토분에서 머금던 수분이 얼어 겨울에 터질 수도 있어서 인지


국내산 양품의 토분은 별로 보기가 어렵다.


베뜨남이나 이떼리산 토분이 많은 걸로 미루어...ㅋㅋㅋ


따뜻한 나라 토분 문화가 잘 발달한 것 같다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본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실내 식물만 토분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이 많은 화초들 중 위 사진 맨 앞 왼쪽의 여리여리한 식물인


멕시코 소철이라는 아이를 참 예쁘다고 생각한다.


보기에는 상당히 여리지만 실제는 철사 같은 줄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린 줄기가 아름답게 잘 서 있고, 처음 올 때 네 가닥뿐이었는데...


지금은 자기 혼자 왕 번식하여 열 가닥도 넘게 있다.ㅋㅋㅋ



더 신기한 건 처음 사 가지고 올 때 있었던 잎들보다


새로 자연스럽게 생겨난 아이들이 훨씬 예쁘다 ㅎㅎㅎ


역시.... 자연스러운 시간과 환경을 거쳐야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온실 속에서 약 먹고 빨리 자란 아이들은 어느 순간 성장이 정지되어있다.


식물한테 완성도라는 표현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결국 멋이 엄청 있다는 의미이다 ㅎ


뭐든 하나씩 차근차근 나아가라는 신호를 이렇게 보내주는 것도 같다.


우리도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 연주할 때 그리하여야 한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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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식물이 지저분하니 어쩌니 해도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창가의 심플한 공간에 자연의 일부가 놓여 있어서 그런가


이제는 정말 자연스럽고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카오스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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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우기 어렵다는 유칼립투스도 이제는 제법 자리를 잡은 것 같은데..


역시나 잡초 선생이 너무도 무성하여... 뽑아본다....ㅠㅠ 그치만 미안타..


어찌 보면 유카리 새끼처럼 생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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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어여쁜 워터 코인은 이제 너무도 잘 자라서


개구리가 올라앉아도 될 정도이지만 우린 개구리는 엄따 ㅎㅎㅎ


유전자라는 게 어찌나 무서운지.... 한 번은 너무 크게 자라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죄다 누워있길래... 버릴 까 고민하다가 워터 코인의 모든 줄기를


뿌리만 두고 싹둑 잘라버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잘려진 줄기 위로 귀여운 워터 코인 잎이


또다시 올라오는 게 아닌가..... 지쨔 신기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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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히 죽은 애들보단 살아있는 애들이 더 많다...


이 모든 것들에 감사를 하며 ㅠㅠ


지금은 추우니까 봄이 오면 또 새로운 식물을 심어야지....ㅎ


생각만 해도 신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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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무는 공간에 단지 돈이 아닌 애정을 쏟는 행위는 생각보다 즐겁다.


작은 곳에서 기쁨을 누리는 나 자신이 좋아지고


또 이것을 함께 기뻐하는 이들이 있어서 더욱 행복하다.

김원장의 다음에 생길지 모르는 공간 계획은 플랜테리어를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기르고, 잘 죽이지 않고


예쁘게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가끔 취미 삼아 연구 중이다.





지금은 코로나 시기여서 다행히 미세먼지가 덜 하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일상이 정상화될 텐데 그러면 또 먼지 불청객이 찾아올 것이다


요즘 성인 전문 음악교육 관련하여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어서 머리가 아프지만....


그래도 가끔 잘 살아서 파란빛을 뿜어주는 식물 친구들이 있어서


기분이 썩 괜찮은 것 같다.




요즘 재택들도 많이 하시는 데, 이럴 때 식물 친구들 하나둘


사귀어 집에 들여보시는 거 추천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전과 후로 사회가 변할 거라고들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흐름 안에서 대비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화분들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해본다.




추운 겨울도 언젠가는 가고 봄이 오고 꽃이 피듯이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면 다시 꽃피는 시기가 돌아온다고


식물 친구들이 다 같이 입을 모아 말을 해 주는 것 같다.




코로나 이전에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조금씩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피아노 선생님이지만... 사람들이 피아노 잘 치는 것보다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좋은 음식 이런 것들에 노출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몸이 건강하다.


건강하지 않으면 좋은 악기 소리를 낼 수도 없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왕성히 활동하는 음악가들 중에 건강하지 않은 이 가 없다.


1시간 반 정도 거의 쉼 없이 하는 피아노 독주회 70살 할아버지 피아니스트도


거뜬히 해내는 걸 보면 그들이 건강하지 않다고 누구도 말을 못 할 것 같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빠서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다.


그리고 어쩐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진정한 에너지를 쓰는 거에 대해


다들 너무나 미숙한 것 같다.


나도 그랬다.



나도 자신을 위해서 내 마음보다는 돈을 더 많이 썼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건 게을러서 그랬었다는 걸 어느 순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걸 깨달은 이후로 우리 수강생들에게 차마 이상한 음식은 먹일 수가 없어서


몇 날 며칠 직접 파티음식을 내가 만들었었다.


돈으로는 내 마음을 대신할 그 무엇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때는 나도 비싼 밥 많이 먹어봤다.


그렇지만 가장 맛있는 밥은


어머니가 나를 위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어주신 밥이다



심지어 우리 어머니는 신이 내린 하장 금 여사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알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을 돌아왔다.


평생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만 대접받고 자라 건강한 몸을 가진 나는


값비싸고 자극적이고 화려한 음식으로 몸을 다 버리고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사람은 이렇게 어리석은 것 같다.


관찰해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닌 거 같아 통칭했다 ㅎㅎ




지금 김원장은 다음으로 나아가기 전에 숨 고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종종 화분 속에 무성해진, 내가 심은 식물들을 바라보며


그동안 내가 이이들을 어디에서 어떤 사연으로 데리고 왔는지


하나하나 다 기억을 읊어본다.




주어진 삶에 감사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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