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작 Jan 17. 2019

01 사투리는 죄가 없다

라디오 작가 중에 마이크 앞에 앉는 작가들이 있다. 코너에 게스트 섭외가 쉽지 않거나 제작비 절감 차원, 반대로 작가의 페이를 더 주기 위해 투입이 되는 경우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작가들이 스튜디오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표준어를 써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아주 예외이기는 하지만 사투리를 쓰는 작가가 투입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러니 비염으로 코맹맹이가 심한 데다 입을 여는 순간 고향이 인증되는 내게 마이크는 언감생심,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딱히 아쉽지는 않다. 마이크 울렁증이 있으니까.    




그런데 게스트도 반드시 표준어를 사용해야 하는가? 솔직히 의문이다. 전문가를 섭외할 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보통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먼저 연락을 한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같이 했던 국장님이 지역 방송사에서까지 굳이 서울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는데 이영향이 컸다.    

하지만 모두의 생각이 같은 것은 아니다. 내가 만난 또 다른 피디는 게스트를 되도록 서울에서 찾으려 했다. 사투리 때문이었다. 전국방송도 아니고 지역방송에서 굳이 그래야 하냐고 반문했지만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사실 이 피디뿐만이 아니었고 모니터 중에서도 게스트의 사투리를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 지역방송의 역할이 지역성 구현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다.

메인 엠시나 아나운서까지 사투리를 사용하자는 게 아니다. 최소한 사투리가 배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사투리는 죄가 없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