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부를 하면서 의아한 점이 있었다. 역사 공부를 하다보니 왕이 되거나 훌륭한 장수 곁에는 유능한 책사나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부터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에 정도전이란 사람이 있었고, 삼국지에 유비 옆에는 제갈량이라는 훌륭한 책사가 있었다. 이들은 왜 본인이 왕이 되거나 리더가 되지 않고 그 사람들을 빛나게 했을까.
역사 뿐만이 아니다. 각 분야에도 이런 경우가 많다. 스포츠에서는 미국의 유명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에게는 스코티 피펜이라는 동료 선수가 있어서 더 빛났고, 평창 올림픽에서는 스케이터 종목에서 이승훈 선수를 위해 앞서 달려주던 정재원이란 선수가 있었다.
영화배우 송강호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며 많은 동료와 스텝이 만들어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며 겸손해 하기도 한다.
리더가 되는 자와 리더를 만드는 자는 엄연히 다른 것인가. 각자의 역할이란게 있는 것인가. 누구나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
이런 내 마음과 다른 흥미로운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최근 관리직 승진을 기피하는 z세대 이야기인데 중간관리자로서 상사와 팀원사이에서 흔히 '독박'을 쓰니 차라리 승진을 하지 않고 그냥 팀원으로 내 할일만 하겠다는 직장인들이 늘고있다는 내용이었다.
관리직 승진을 피하려는 직장인들의 움직임을 빗대 '의도적 언보싱'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결국 워라벨, 승진보다 본인의 삶이 먼저인 세태가 늘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리더가 되서 책임을 지는 것이 무섭고, 본인이 견뎌야 할 몫이 많다는 것이 아마 이런 선택을 가져오는 건 아닐까 싶다.
어느 책에서 보니 유명한 오케스트라 지휘자 벤자민 젠더가 이런 말을 했단다. "내가 20년 이상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고 있지만 어느날 문득 이 오케스트라에서 소리를 내지 않는 건 나밖에 없더라"
내 역할은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는 뜻일게다. 오히려 이 오케스트라가 최상의 하모니를 맞춰 최고의 명곡을 연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리더의 덕목을 말해주는 것이다
내가 쓴 "해양경찰이라서 다행이다"에서도 나는 느꼈다. 나는 함정장으로서 빌려쓰는 사람이라고 했다. 함정의 직원들의 능력을 빌려서 쓰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새삼 다시한번 떠올리는 말이다.
리더와 리더를 만드는 자는 다를 수 있다. 각자의 역할.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