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안다.

소리없이 강하자

by 윤명수

옛 속담에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말이 있다.

수레가 가벼우니 이동할 때 더 흔들릴테고, 그만큼 무게감이 떨어지니 요란스럽기만 하다는 이야기다. 수레가 무거우면 그 반대이고, 수레를 인생에, 사람에 빗대 많은 것을 채워서 소리없이 강해지라는 이야기로도 쓰인다.

내공이 강한 사람은 본인이 본인의 능력을 내세우지 않아도 충분히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고수는 고수가 알아본다고 했던가.


얼마 전 아이와 함께 동네 배드민턴장에 갔다. 아이와 가볍게 주고받기를 할 요량으로 배드민턴장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와 비슷한 처지의 어느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와서 같이 배드민턴을 치려고 준비하는 것을 보았다

"혹시 아이들이랑 같이 칠 수 있을까요?

"아. 그러세요. 제가 팔에 엘보가 와서 다음 차례가 우리니까 같이 치시죠"

자연스레 그쪽 아이와 우리 아이 그리고 내가 이렇게 서로 주고받기를 하고 운동을 마쳤다. 이윽고 그 엄마의 차례, 팔에 엘보가 와서 잘 못친다고 손사레 하던 그 엄마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가르쳐 가면서 배드민턴을 쳤다..

딱 봐도 잘친다고 느껴졌다. 운동을 마치고 "너무 잘 치시는데요. 저보다 더 잘 치시는 거 같아요"라고 덕담을 건넸더니 아니라고 하시지만 내가 보기엔 배드민턴의 고수였다.

몇년 전 배드민턴 레슨도 받고, 친구따라 대회도 나가고, 클럽에 가입해서 운동을 즐겨하던 내 기준에서 보기엔 충분히 능력자라 봐도 무방했다.

아마 엄마가 그 정도니 그 재미를 아이에게도 알려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후에 아이들 배드민턴 레슨문제로 이야기를 더 하고 헤어지며 소리 없이 강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엄마가 배드민턴 잘치세요 라고 물었을때 "좀 오래 치긴 했습니다."라고 거들먹거린 말했던 나를 후회하며 말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 실력도 그렇다. 소리없이 강한 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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