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치과에서 사랑니를 뺐다.
치아 발치가 뭐 대단한 거라 하겠지만 이 순간을 위해서 사랑니를 보다 전문적으로 발치를 잘하는 병원을 찾아보는가 하면, 그 병원의 가는 길까지 공부하고 다녀온 사람의 후기까지 읽어보는 등 꽤나 노력을 기울였다. 마음 한편으로 결국은 가장 안아프게 치료하는 병원을 찾기 위한 나만의 노력이었다.
무사히 발치를 하고 집에서 볼에 얼음찜질을 하며, 진통제를 먹고, 거즈를 입에 문채로 한껏 환자행세를 한다. 환자는 환자다. 아물때까지는 아무렴, 그래야 한다.
아내와 대화 중에 근처에 치과가 많은데 굳이 사랑니 발치 전문병원을 찾아서 멀리까지 다녀온 것을 보며 한마디를 한다. 치과가 다 같은 치과일텐데도 전문적으로 세분화하니 그것도 결국은 마케팅이 아니겠냐 한다.
틀린 소리가 아니다. 가만보니 치과도 다양하다. 어린이치과, 내가 찾은 사랑니 전문치과, 심지어 앞니 전문치과도 있었다. 결국은 다같은 치과이긴 한데 보다 전문성을 세분화해서 나 같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다.
어디 치과 뿐일까? 진짜 한가지만 확실해도 고객들이 충성도가 높으면 성공하는 현실이다. 책도 그렇다 누구나 읽어야 된다고 하는 책들은 쉽게 성공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어느 한 분야, 쪼개고 쪼개서 세세히 그렇게 해서 독자층을 공략(?)한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사랑니 발치 하나가 많은 생각을 가져오게 한다. 내 글쓰기에도, 내 글의 독자에 대해서도, 먼 훗날 또 나올 내 책의 독자층에 대해서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것이 마케팅의 시작이고 내 퍼스널 블랜딩의 시작이 아닐까?
좋다. 오늘 치아 하나는 빼서 볼이 얼얼하지만 대신 이렇게 얻은 것도 있었다. 그래 이렇게 좋게 마무리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