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총량의 법칙이 있다.
물리학의 기본법칙으로 에너지의 형태가 바뀌거나 다른 에너지로 옮겨가더라도 항상 에너지 전체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에너지는 갑자기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고 서로 모습을 바꾸어 갈 뿐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에너지의 총량은 있을 거라는 이야기다.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 물리적 현상에 따라 자연계 전체의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하게 보존된다고 하면 나의 에너지의 총량도 일정 수준에서 유지가 되고 있고 그 총량에서 내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직장에서 업무가 힘들고 정말 바쁘고 긴박하게 돌아갈 때 한번쯤 내 에너지가 어딘지 모르게 갉아먹어대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 내 건강이, 내 마음이 소진되어가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었는가? 나는 그 기분을 느낄 때면 혼자서 ‘움찔’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이러다 ‘쓰러지는 건 아니겠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잠시잠깐 화장실이든 휴게실이든 다녀와서 템포를 조절한다. 그 때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상기된 내 두 볼과 지쳐 보이는 두 눈동자였다.
그 모습이 보고 있자니 너무 가여웠다. 내가 내 모습을 보는데도 가여웠다. 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온다. 내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다고 느끼니 더욱 내 자신이 안타까웠다.
항상 내 가여운 모습은 행위의 결과로 주변이든 누군가든 새롭게 보상받아 갱신되어가곤 했다. 업무가 무사히 종료되었을 때면 ‘고생했다’는 상사의 이야기, ‘다행이에요’,‘고생했어요’ 하는 동료의 이야기..주변의 위로 아닌 위로가 나를 다시 충전시켜 주곤 했다
에너지 총량의 법칙을 기억하자. 에너지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그 활용을 좀 더 효율적이고 냉정하게 써야 한다.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려 하면 무리하지 말자. 그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를 줄여가며 획득하자. 나는 무한정 솟아나는 유전도 아니고, 마르지 않는 샘물도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직장에 나이가 있으신 어느 직장 상사와 같이 출장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생각해 보니 결국 모든 건 다 총량이 정해져 있는거 같아요. 젊어서 술을 왕창 먹으면 나이 들어 몸이 안 좋아져서 술을 못먹고, 젊어서 운동을 많이 안 했다면 나이 들면 그 못한 만큼 몸 관리를 위해 운동 많이 하게 되요. 그러니 누구나 해야 할 총량은 다 정해져 있는 거 아닐까요?”
곰곰이 들어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할 수 있고, 방법은 많다. 그러니 지금부터 차분히 생각하자 그리고 잊지 말자
“내 에너지의 총량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