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by 윤명수

습관이 무섭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커피’다.

‘커피’가 내게 습관이 된 것은 우리 집에 캡슐커피 머신이 들어온 때, 아내와 주말 아침에 별다방을 다니며 많은 대화를 할 때,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내 속의 화를 내려다 주고 있음을 느꼈을 때 등 그 어느 때라고 가늠하기가 참 어렵다


이제 어느 순간 아침에 커피머신에 나는 아이스라떼를, 아내는 따뜻한 라떼를 준비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회사에 근무를 하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 당연해 져 버렸으니 커피가 내게 습관이 된 것은 맞다


커피가 몸에 좋고 나쁘고는 차치하더라도 내게 주는 의미는 많이 있다. 사실 커피마시는 것 자체를 ‘사치’로 여겼던 나다. 대학시절, 자판기에 200원? 동전을 넣어 뽑아서 마시는 것이 전부였고, 그나마 고를 수 있는 캔커피는 파란라벨의 달달한 커피가 나에게는 전부였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카페에서 원두를 따져가며 커피를 고르고 있고, 아직은 가격에 둔감해 지지는 못했지만 커피 맛과 향에 대해 조금씩 차이를 알아가고 있으니 내 스스로 보기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제 달달한 커피보다는 깔끔한 아메리카노가 대세가 되었고, 달달하게 믹스로 먹는 커피는 내 손과 입에서 거의 사라져 갔다.


커피가 주는 맛도 있지만 그 분위기가 있다. 가장 맛있는 커피는 누구와 마시는 커피인지에 달려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가장 행복하고 맛있는 커피는 아내와 함께 마시는 커피다. 아내는 내게 핸드드립의 커피를, 그것도 다양한 방식의 커피를 권했다.(참고로 아내는 바리스타 자격증 소지자다)

산미향이 나는 커피, 쓴 맛이 느껴지는 커피, 뭐뭐 별별 방식의 커피가 등장했지만 그 맛과 향은 어쨌거나 나의 기분, 나와 마시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결정된

다.

어디 커피 뿐이겠는가 밥도 불편한 사람과 먹으면 어디로 넘어가고 있는지 모르는데... 어쨌거나 나는 오늘 맛있는 커피를 마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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