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이즈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일1

나 자신에게 쓸모 있는 나 이기를

by 잔잔김춘


화요일 도예수업/ 9시-12시. 13시-19시 / 알랑 선생님 Alain Durenne


도예의 명언, 배움의 명언


''Si vous faites la même chose 1 fois,2 fois,10 fois, forcément vous améliorez.''

"만약에 같은 것을 1번, 2번, 10번을 하면 당신은 당연지사! 나아집니다."


선생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다. 5개월 정도 지나서일까?

난 이미 여러분에게 가르쳐줘야 할 것을 다 가르쳐 주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여러분을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껏 배운 기본을 가지고 재 탐험하며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자신을 스스로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었다.


도예가 무엇이더냐? 물으시면

흙, 물, 불, 공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흙신, 물신, 불신, 공기 신이 이루어져 있는 영역입니다.


도예가 무엇이더냐? 또 물으시면

'도예 이즈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일입니다.' 딸이 어느새 건축가인데, 대학 때 건축에 관한 책을 읽다가 팔닥팔닥 복합비타민을 먹은 몸짓으로 보여준 문구가 있었다.

"비워야 비로소 쓸모 있는 게 있는데, 그게 집이고 그릇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릇 만들기'가 내 중년의 로망이 될 줄 몰랐다.


비워 있는 그릇, 비워 있는 집. 마치 나를 위해 비워 있는 듯, 착각도 괜찮아. 마음이 평온해진다. 어쩜, 내 안에 무겁게 있는 것들이 그들과의 눈 맞춤으로도 충분히 사르르륵 비워지는 효과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늘 식사 대접해줄 준비가 되어 있는 빈그릇. 언제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빈집. 내 탄생부터 빈그릇, 빈집의 가치와 의미가 가슴뼈에 새겨진 듯 뭉클하다.

어찌어찌됐든, 적어도 난 '나 자신에게 쓸모 있는 나.'이고 싶다.


도예가 무엇이냐고 또, 물으시면,

몰라요. 몰라. 자꾸 물으시면 정말 몰라요.

근데요, 실체 흙을 매만져 보니, 도예는 도도한 예술.

빈그릇의 마음과 정신을 닮아가야 하는 길...


화요일 수업에 크게 배운 것은 ' 만들기부터 굽기, 완성까지 '단계...

만들기 - 건조하기 - 다듬기 - 1차 굽기 - 유약 바르기 - 2차 굽기


다양한 모양의 제작, [네모상자 , 원형통, 자유형...] 다양한 유약 색깔 만들기, 다양한 재료 탐구 시도... 아, 도예?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마디와 근육통으로 인정합니다. 도를 닦듯이... 가야 한다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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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기 과정은 불의 예술, 불신의 마법 같은 활약을 펼치는 시간이며 흙이 이 불 세계에

다녀오셔야 '비로소 쓸모 있는 그릇이든, 물건이든' 된다. 흙이 자기 본성의 성질을 버리고 도자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숭고한 단계이다.


1차 굽기 - 보통 +-1000도 8시간 저온 굽기 --토기
2차 굽기 - 보통 +1200도 12시간 고온 굽기 --자기


흙 성질의 변화를 보면 말랑 말랑한 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건조가 되면 푸석푸석한 흙이 된다.

1차 굽기 약 1000도에서 8시간 정도, 불 나라에 들어갔다 나오시면 흙이 단단해진다.


요즘 식물 키우기가 핫하고 토기 화분이 인기인데, 바로 1차 굽기 후, 사용하는 경우이다.

색감이, 질감이 친환경적인 자연스러움이 있어 사랑받고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1차 굽기만으로 물의 침투성을 여전히 약해 유약을 바르고 다시 2차 굽기를 해야 한다. 1200도 이상, 12시간 정도 고온의 고뇌를 견디는 '불 세계'에 또 다녀오셔야 어떤 물질도 침투할 수 없는 견고성 높은 슈퍼 단단함을 자랑하는 자기로 태어 날 수 있다. 도자기의 품격이 남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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