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질 잘하는 주부

칼질 잘하는 도예

by 잔잔김춘


월요일 도예수업 / 9시-12시. 13시-19시. 그림. 조각. 조소./ 꺄린 선생님 Karyn Baron

명언 [ 나를 명백하게 한, 언어들. 도예 수업에서 듣게 된 선생님의 말씀을, 나를 키우는 명언으로 기억하며.. ]


도예의 명언, 배움의 명언


" Oubliez l'utilitaire. Vous êtes là pour expérimenter la terra.Pour le moment, ce n'est pas nessaire etre parfait. Explorez."

"용도를 잊으세요! 여러분은 흙을 체험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겁니다.

이 순간 완벽할 필요 없어요. 탐험을 하세요."


선생님께서

무엇을 만들까, 꽃병? 그릇?... 용도를 생각하지 말라. 는 거였다.

흙이라는 성질을 알려고 하고 그 성질이란 성격을 이끌어 내어 형태라는 외모를 갖추게 하는데 집중하라고 말씀하셨다.

흙의 본성 이해 - 흙의 성질 파악 - 흙의 형태 연구


도예에서 형태를 만드는데, 손으로 흙을 꼬집듯이 흙살을 펼치고 붙이고 하는 핀칭 법, 나무 밀대로 원하는 두께로 펴고 재단하고 조립하는 판형 기법, 베끼듯 모형 뜨기로 하는 에스텅파쥬, 흙이 가래떡 같네. 낯설어하는 나에게 친하게 다가오고 새집 만들듯 둘둘 쌓아 다듬으면 어느새 그릇이 되었네! 깜찍한 코일링 기법, 돌돌돌 돌아야 형태가 나오는 물레 기법, 테크닉 혼합기법, 앞으로 나올 창의적인 기법까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에 내 작은 눈이 심봤다!. 번쩍.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는 게 최고인 듯, 도예에 막 호기심을 가진 나에게 흙이 안기는 것은 최상이었다.


그뿐인가, 흙 종류는?

식욕으로 접근해보면 요즘 풍요로운 빵 종류와 같다고나 할까,

흰 빵, 검은 빵 붉은 빵, 발효빵, 오곡 빵, 빵처럼 흙 종류도 제 각기 다른 질감과 색감으로 백자토, 산 백토, 청자토, 분청토, 산청토, 옹기토, 조형토, 의도적으로 색을 입힌 색깔토?...

참으로 나에게 신세계인 도예 랜드. 손이 조물조물 흙 맛을 제대로 맛보고있다.

실크 백자토는 부드러운 질감으로 손을 홀리는 매력이 있는가 하면 샤모떼라는 미세한 모래가 섞여 성격이 좀 거친 야성적인 감각을 풍기는 섹시한 흙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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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꼭 준비하는 칼이 있었다. 도예가의 손말을 잘 듣는 칼이라 했다.

할머니 집, 부엌 서랍에 굴러다닐 거라 했는데, 작은 야채 깎는 칼인데 손에 안정감 있게 안기고

약간의 유연성이 있어 실속 있는 재주를 부릴 거라 했다.

무튼 부엌칼은 자신 있는 경력으로 흙을 한 덩어리 떼어 요리에 취하듯, 칼국수 만들듯, 나무 밀대로 원하는 두께로 펴고 재단하고 흙을 자르고 붙이고 마무리 부분까지 칼의 활용도는 높았다. 이 순간만큼은 칼이 갑이구나. 칼질 잘하는 주부, 과연 칼질 잘하는 도예가가 될 수 있을까..

수업내용은 오랜 전 '응용미술'전공으로 괜찮았는데, 나에게 살인적인 시간표..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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